"올해는 '전환'의 원년..중저압 기기·에너지플랫폼 집중 육성"

김정유 2021. 3. 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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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맞는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 인터뷰
취임하자마자 흑전 성공, 수익성 위주 전략 성과
지경부 차관 출신, 임직원 소통 통해 자신감 주입
올해 중저압 비중 확대, 美 등 해외법인 강화
에너지솔루션 부분도 강화, 플랫폼 사업도 구상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지난해가 회복의 시기였다면 올해는 새로운 사업으로 가는 ‘전환’의 원년이 될 겁니다. 올해 중저압 배전기기 사업 및 친환경 기술 육성, 해외법인 강화 등으로 자체 경쟁력을 키울 계획입니다. 중장기적으론 에너지 관련 플랫폼을 통한 솔루션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가 경기 성남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 대표는 “올해 중저압 배전기기 사업 비중을 키우고 해외 판매법인을 확대해 외형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사진=방인권 기자)

첫 외부 출신 대표, 수익 중심 전략·소통 성과

3일 경기도 성남 현대일렉트릭 사무실에서 만난 조석 대표는 올해를 ‘전환의 원년’이라고 표현했다. 적자로 허덕이던 현대일렉트릭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올해는 사업적으로 역량을 집중, 본질적인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게 조 대표의 의지다.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한 지 1년을 맞는 조 대표는 현대일렉트릭 역사상 최초의 외부 출신 수장이다. 취임 1년 만에 흑자 전환이라는 성과로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현대일렉트릭은 2016년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전력기기 업체로 변압기, 배전기기 등을 취급한다. 2018년 1006억원 적자, 2019년 1567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영업손실을 이어오다 조 대표가 합류한 지난해 7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조 대표는 과거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을 거친 고위 관료 출신이다. 외부인이자 관료 출신인 조 대표를 영입하는 데까지 현대중공업그룹의 고심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표는 “2019년 12월에 회사에 들어와 보니 경영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며 “우선적으로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자체 힘을 결집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런 부분에 특히 집중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취임 후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을 추진하며 회사의 체질을 바꿔갔다. 그는 “회사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면 점유율 확대, 시장 개척 등을 위해 일시적 손실을 감내하는 경유도 있겠지만 취임 당시만 해도 현대일렉트릭은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당연한 선택이었다”며 “내부적으론 시장 축소, 고객 이탈, 고정비 부담 등을 두고 갑론을박도 있었지만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판단, 실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과거 관료 시절 소통에 강점을 갖고 있었던만큼 조 대표는 현대일렉트릭에서도 특유의 소통력을 발휘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해 초반엔 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매주 저녁을 같이하는 등 노력했다”면서 “조직이 어려우면 내부 부서간에도 서로 ‘탓’을 하게 되는데, 취임 이후 임직원들에게 ‘절대 서로 탓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조직의 힘을 모으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 제공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방인권 기자)

양산형 중저압 기기 육성, 에너지 플랫폼 구상도

내부 역량 결집과 소통, 그리고 수익성 위주 전략으로 현대일렉트릭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이익을 냈다. 취임 1년 차의 목표인 흑자 전환엔 성공했지만, 조 대표는 올해 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 대표는 시장 공급과잉 상황인 고압 전력기기에서 중저압 기기로 사업의 무게 중심을 바꿔나갈 계획이다. 조 대표는 “현재 발주 중심의 고압 전력기기 시장은 수요 정체와 공급 과잉, 그리고 중국과 인도 등 저가를 앞세운 국가들이 적극 나서면서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 됐다”며 “이에 양산 가능한 중저압 배전기기 사업을 올해부터 집중적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의 일환으로 해외 판매법인도 강화할 방침이다. 조 대표는 “양산형 중저압 기기 사업을 확대하려면 해외법인이 많이 필요한 만큼 주요 수출지역인 미주, 중동은 물론 동남아 시장에도 판매법인을 늘릴 것”이라며 “현재 전력기기 수요로 보면 저압의 비중이 70%나 될 정도로 큰 만큼, 잠재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기술 육성과 에너지솔루션 사업도 조 대표의 숙제 중 하나다. 그는 “식물성 절연유 변압기, 저소음 변압기, SF6 프리 차단기 등 친환경 제품들을 개발하는 것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올해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것을 기반으로 이 같은 부가가치 향상 작업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에너지솔루션 사업 부문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 앞서 현대일렉트릭은 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전개해왔고, 지난해 하반기엔 반월·시화산업단지에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에너지플랫폼 사업자로도 선정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 대표는 에너지 관련 안전, 효율, 비용, 환경 등을 총망라, 최적의 솔루션을 탑재한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 사업자로의 진화도 구상 중이다.

조 대표는 “예컨대 전력 사용이 효율적인지를 판단해주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주겠다는 의미”라며 “과거 현대일렉트릭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내부 자산들을 활용해 에너지솔루션 부문을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시키는 것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 대표는 올해 현대일렉트릭의 매출과 수주 목표치를 각각 1조8000억원, 19억7000만 달러(한화 약 2조2000억원)로 설정했다. 이는 전년대비 약 30% 상향된 목표다. 조 대표는 “해외에서 영업부터 생산까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 납기 단축, 원가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올해는 새로운 사업으로 가는 전환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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