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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로 엄마도, 아이도 살았다

김잔디 입력 2021. 03. 0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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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악성 부정맥으로 목숨이 위태로웠던 환자에 마취나 엑스레이 촬영 없이 심장 내 초음파만을 활용한 시술로 엄마는 물론 아이도 살려낸 사례가 나왔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한림대성심병원 부정맥센터 임홍의 교수가 임신 25주 차 심실빈맥 환자(31)에 국내 최초로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을 시행해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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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성심병원, 국내 최초 임신 25주차 심실빈맥 시술 성공
마취나 엑스레이 투시 영상 없이 시술..방사선 피폭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임신 중 악성 부정맥으로 목숨이 위태로웠던 환자에 마취나 엑스레이 촬영 없이 심장 내 초음파만을 활용한 시술로 엄마는 물론 아이도 살려낸 사례가 나왔다.

부정맥 중에서도 악성으로 꼽히는 심실빈맥이 크게 악화한 상태여서 아이를 포기해야 할 상황까지 처했으나 환자의 의지와 의료진의 도움으로 두 생명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었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한림대성심병원 부정맥센터 임홍의 교수가 임신 25주 차 심실빈맥 환자(31)에 국내 최초로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을 시행해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심실빈맥은 심장의 심실에서 시작되는 비정상적으로 빠른 맥을 말한다. 심실빈맥이 발생하면 심장이 지나치게 빨리 뛰면서 계속 수축만 하고 이완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심장 안에 피가 모이지 않게 돼 온몸으로 적절한 양의 피를 내보낼 수 없게 된다.

심실빈맥이 지속하면 혈압이 심각하게 떨어지면서 현기증, 실신 등을 유발하기도 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이 환자는 20대 초반 심한 어지럼증으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 부정맥 관련 검사를 받았으나 심장에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들었다. 당시 의료진은 가슴 두근거림이나 어지럼증이 정신적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유했다.

이에 환자는 그때부터 최근까지 7년간 공황장애 약물을 복용하며 20대를 보냈고, 지난해 결혼 후 임신에 성공했다.

그런데 임신 20주가 넘어서면서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어지럼증이 심해졌고 급기야 실신하는 일이 잦아져 앉아있는 건 고사하고 침대에 누워 생활해야 했다.

아내가 자면서도 온몸이 떨리고 의식이 희미해지는 증상을 보이자 남편은 심장내과를 찾았고, 그제야 심실빈맥을 진단받았다. 특히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는 환자가 당장 심장이 멈춰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므로 아이보다는 엄마의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건강하게 퇴원하는 환자 부부와 의료진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홍의 교수, 임신 25주 부정맥 환자, 보호자 남편, 박민혜 담당간호사. 2021.03.04. [한림대의료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부는 아이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고 부정맥 시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수소문해 한림대성심병원에 방문했다.

대개 부정맥 시술은 통상 엑스레이 투시 영상의 도움을 받아 시술한다. 그러나 한림대성심병원 부정맥센터에서는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고 작은 크기의 심장 내 초음파(ICE) 영상만으로 부정맥 시술을 시행해왔다. 이 시술법은 방사선 노출이 없어 임신부나 성장을 앞둔 소아, 노약자 등의 부정맥 환자에게 적합하다.

환자는 한림대성심병원에 도착했을 때 기계식 혈압계로는 혈압이 측정되지 않을 만큼 극심한 저혈압 상태였다. 이에 도착하자마자 임 교수가 방사선 피폭 없이 초음파 영상을 활용한 부정맥 시술을 했다.

환자는 지난 19일 시술받은 뒤 혈압이 정상범위까지 올라왔고 어지럼증도 사라졌다. 현재 배 속에 있는 아이도 무사하다.

환자의 남편은 "방사선 피폭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아기에게 해로울 수 있는 약물 투여나 마취도 없이 안전하게 시술받게 돼 소중한 두 생명이 살았다"며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이 널리 알려져 아내와 같은 임산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은 엑스-레이 투시 영상 없이 심장 내 초음파를 허벅지 정맥을 통해 심장 내에 위치시킨 뒤 심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시술한다"며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어 임신부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정맥은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질환"이라며 임신부라고 시술을 미루거나 아이를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임 교수는 말했다.

임 교수는 국내에서 유일한 심장 내 초음파(ICE) 공인 지도전문가 자격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을 500건 시행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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