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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비상..'브이자 반등' 성공 국가 어떤 정책 먹혔나

한상희 기자 입력 2021. 03. 04. 07:01 수정 2021. 03. 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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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모든 아이 국가가 키운다..日, 일·양육 양립 '엔젤플랜'
유럽, 출산율보다 이민자 확대..사회적 갈등 심화로 감소세
30일 오후 서울 중구 묵정동 제일병원 신생아실에서 신생아가 목청껏 울고 있다. 2017.8.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내에서 저출산이 큰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1명 아래로 떨어진 합계출산율(2020년 0.84명)은 2년 만에 0.9명 벽까지 무너졌고, '1000만 도시' 서울의 인구는 32년 만에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출생아 수 감소로 생산 가능 인구가 줄면 소비·투자·저축이 감소하고 이것이 다시 세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국가 경제 규모도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 문제를 경험한 나라에선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각국 정부는 저출산으로 경제·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민자 유입, 현금 지원, 국공립 유치원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의 경우 다자녀 가정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셋째 이상을 낳은 가정에 우대카드를 발급하고, 난방비와 전기요금을 할인해주거나, 고등학교·대학교 입시에서 별도의 전형을 통해 혜택을 주는 식이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일본 아동수당 지급대상 늘리고 젊은층 경제적 지원 검토 1990년대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인구감소와 마주한 일본은 일·양육 양립과 공적 지원을 골자로 한 '엔젤플랜'을 시행하고 있다. 이 정책으로 육아휴직 중에도 임금의 40%를 받게 됐고, 3세 이하에게만 지급되던 아동수당도 출생 후 미취학 아동으로 확대됐다.

또한 혼인·출산 장려를 위해 젊은 세대에 경제적 비용을 지원하거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남녀 만남을 장려하는 사업도 개발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2005년 1.26명으로 바닥을 찍은 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19 여파에 출산율이 1.37명으로 감소한 지난해를 제외하곤 2012년 이후 1.4명대를 유지해 왔다.

최근에는 이민자도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 2018년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해 외국인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기간을 최장 5년으로 늘렸다. 2019년엔 10년 이상 장기 체류 외국인을 '생활인' 신분으로 사실상 이민을 허용했다.

◇'저출산 성공' 프랑스 국공립 유치원 확대스웨덴 일-양육 양립

유럽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프랑스는 '모든 아이는 국가가 키운다' 모토 아래 두 살부터 공교육 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3세 이상 아동에 대해 의무교육 체계를 수립했다. 또한 소득 절대액에 세율을 적용하지 않고, 자녀 수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지난 1993년 1.73명까지 떨어졌다가, 2018년 1.84명으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유럽연합(EU) 평균 1.63명을 훨씬 웃도는 것은 물론, 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출산 대응에 성공한 사례로 알려진 스웨덴은 1995년 세계 최초로 남성 육아휴직제를 도입한 데 이어 2016년엔 남성의무 육아휴직기간을 여성과 동일한 90일로 확대했다. 또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 추가수당을 지급했다. 스웨덴의 여성 고용률은 7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이고, 2018년 기준 합계출산율도 프랑스 다음으로 높다.

◇ 독일 등 유럽은 이민자 통해 인구절벽 극복

이 국가들처럼 인구감소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출산율 제고이지만, 이미 인구감소가 시작된 나라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서구권에선 생산가능인구를 늘리고 인구절벽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로 '이민'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가파른 인구 감소를 겪던 유럽 국가들은 동유럽 국가 출신 이민자들을 통해 성공적으로 인구 정책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 유엔이 집계한 전체 인구 중 이민자 비율은 2019년 기준 독일 10.2%, 영국 8.4%, 프랑스 7.9%, 스페인 5.9%, 이탈리아 5.8% 등으로 한국(2.5%, 국내 상주 외국인 기준)보다 훨씬 높다.

그중에서도 2015년 난민 100만명 이상을 받아들인 독일이 대표적이다. 독일은 이에 앞서 2012년 고학력자 이민을 쉽게 하는 EU 지침을 시행했고, 2013년엔 해외 전문인력을 적극 유치하는 정책을 폈다.

다만 2015년 이민자·난민 유입 이후 무슬림 혐오와 테러 위협 등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최근엔 그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전문가들 "젊은 세대 의견 직접 들어야" "아이 키우기 쉬운 사회로"

전문가들은 저출산 현상을 누적된 인과관계의 결과물로 보고, 원인부터 다시 진단해야 한다고 봤다. 출생아 수 감소는 결국 결혼을 안하고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인데, 현재 저출산 대책이 다자녀 가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출산율을 높이는 데 큰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석환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저출산의 원인으로 경쟁 과열·양육비 부담·부동산 문제·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정책의 초점을 결혼과 첫째 출산 장려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해당 연령대로부터 직접 의견을 듣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정책적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저출산이 갑자기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1990년대부터 누적된 것이라며, 장기적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끝으로 저출산 원인이 복합적인 만큼, 일자리 창출은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집값은 국토교통부, 교육비는 교육부 이런 식으로 여러 정부 부처에서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구학 권위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출산 정책을 복지가 아닌 사회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조 교수는 저서 '정해진 미래'에서 "국가는 아이가 없으면 안 되지만 개인은 아이가 없는 편이 이득이다. 오히려 국가가 먼저 투자해서 아이 키우기 쉬운 사회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 유연성을 높이고,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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