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르노삼성, 이달부터 전기차 '조에' 마트서 판다

안민구 입력 2021. 3. 4. 07: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관심도 떨어지자 '판매 채널 다양화' 고육책
로노 조에. 르노삼성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가 전기차 '르노 조에(ZOE)'를 대형마트에서 판매한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가 마트에서 판매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계약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자 고육지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부터 홈플러스서 판매

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이르면 이달부터 홈플러스에서 르노 조에의 판매를 시작한다.

지난달 르노삼성차 관계사인 알씨아이(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와 홈플러스 A&A(오토모빌 & 액셀러레이팅) 사업팀이 큰 틀에서 합의를 마치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노 조에. 르노삼성차 제공

A&A 사업팀은 홈플러스가 작년 7월 조직개편으로 발족한 자동차 관련 사업 전담부서다. 홈플러스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기차 충전소 확충과 더불어 향후 르노 조에 등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공식화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대형마트를 통해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2019년 3월 이마트를 통해 '트위지'를 판매한 바 있다. 하지만 트위지는 1~2인승 전기차로, 자동차 전용도로 진입이 금지돼 있다. 완전한 전기차라고 보기 어렵다.

반면 르노 조에는 유럽에서는 이미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준중형 해치백 전기차다. 지난해 10만657대가 팔려 테슬라 모델3(8만6599대) 등을 여유 있게 제쳤다.

국내에는 작년 8월 출시됐다. 동급 대비 넓은 실내공간과 적재공간이 장점으로 꼽힌다. 출퇴근·쇼핑 등 도심지 운행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탑재된 배터리 용량은 52㎾로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306㎞다. 1회 충전으로 55~80km를 달리는 트위지와는 급이 다르다. 최근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의 '2021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올해의 전기차 세단'(해치백 포함)을 수상했다.

아이오닉5 돌풍에 자극받았나

르노삼성차가 르노 조에의 판매 채널 확대에 나선 배경으로는 '지지부진한 판매실적'이 꼽힌다.

실제 르노 조에는 지난 8월 출시 첫 달 8대 팔린 것을 시작으로 9월 128대, 10월 36대, 11월 16대, 12월 4대 등에 머물렀다. 5개월간 총 192대 팔린 것이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지난 1월에는 단 1대 팔린 데 그쳤다. 그나마 지난달에는 47대가 팔렸다.

반면 경쟁사인 현대차가 지난달 25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으로 출시한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2019년 11월 출시한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 역대 최다 첫날 사전계약 대수 1만7294대를 6466대 초과 달성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 조에가 유럽에서는 테슬라의 주력 모델을 넘어설 만큼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르노삼성차가 아이오닉5의 돌풍에 자극받아 판매 채널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홈플러스 입장에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며 "르노 조에 홍보가 절실한 르노삼성차와 전기차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홈플러스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마트 판매 효과 있을까…홈플러스 "최대한 도울 것"

르노삼성차가 대형마트로 판매망을 넓혔지만, 유의미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트위지의 판매 당시에도 눈에 띌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해서다. 실제 이마트 판매를 시작한 2019년 누적 판매 실적은 1554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1498대)보다 고작 56대 늘어난 수치다.

홈플러스는 트위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르노 조에 판매에 팔을 걷어붙인다는 방침이다.

로노 조에. 르노삼성차 제공

우선 이달 본격적인 판매에 앞서 일부 매장에 쇼룸을 만들 계획이며, 전국 매장의 고객 상담소 내 별도의 계약 부스도 설치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처음이다.

구매 방식도 간소화한다. 고객이 홈플러스에서 르노 조에를 계약하면, 홈플러스가 고객과 가까운 르노삼성 대리점을 연결해주는 방식이 유력하다.

다만 홈플러스 구매에 따른 추가 혜택은 현재 조율 중이다. 이마트는 트위지 판매 당시 별도의 혜택을 제공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르노삼성차 대리점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더 다양한 혜택을 줄 방침이다.

현재 르노삼성차는 대리점에서 르노 조에 할부 구매 시 2만㎞의 1년 무료 주행이 가능한(완속 충전 기준) 50만원 상당의 선불 충전카드가 제공 중이다. 또 현금 구매의 경우는 20만원 상당의 선불 충전카드를 추가 지급하고 있다. 르노 조에 가격은 크림에 따라 3995만~4395만원이다. 정부 국고 보조금 702만원과 지자체별 추가 보조금을 적용하면 서울시 기준으로 최저 2942만원 구매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이번 홈플러스 판매는 관계사(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전달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