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희생자 속출.."유엔군이 비무장 시민들 도와달라"

윤봄이 입력 2021. 3. 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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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어제(3일). 한국에서 난민 신분으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는 소모뚜 씨가 KBS <사사건건>에 출연했습니다. 소모뚜 씨는 '미얀마 군부 독재 타도 위원회'의 일원으로 미얀마 현지 소식을 한국에 전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또 불복종 파업 중인 현지 공무원들을 위한 모금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 "이번을 '마지막 싸움'으로 결정해…시민들 거리로"

소모뚜 씨는 미얀마 시민들이 이번을 '마지막 싸움'으로 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민주화 실패 경험을 딛고, 이번만큼은 이기겠다는 각오로 나섰다는 겁니다. 소모뚜 씨는 "1988년 '8888 민주 항쟁', 2007년 '샤프론 항쟁'도 다 총칼 앞에서 민주주의가 실패했다"면서, "이번이 마지막 싸움이라고 결정하고 많은 국민이 길거리로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최대 규모 시위가 있었던 지난달 22일에는 전국에서 3,000만 명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소모뚜 씨는 "권력 욕구 때문에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짓밟고 있다"고 군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저희에게는 문민정부가 있고, 2020년 총선거 때 당선된 국회의원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민주화된 나라를 멋지게 만들어갈 수 있는 권리도 있고, 능력도 있다"고 강조하면서 "'군부가 불리하면 언제든지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투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한국도 '임시정부' 있었듯이…'연방의회 대표위' 인정해달라"

미얀마 국민들은 내부에서는 군부에 맞선 시위를, 밖에서는 치열한 '외교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소모뚜 씨는 "저희가 선출한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 정부가 있다"며, "연방의회 대표위원회를 국제사회가 미얀마 정부로 인정해 줘야 저희가 정치적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특히 "한국도 옛날 일제강점기 때 임시정부가 있지 않았느냐"며 연방의회 대표위 활동을 우리 임시정부에 비유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는 한국 국회에 미얀마 군사 정권의 장성들을 제재하고 비자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전달한 상태입니다.


■ "국제사회 효율적 도움 원해…유엔군이 비무장 시민 도와달라"

유엔군 지원도 요청했습니다. 소모뚜 씨는 "우리는 무기를 잡고, 무장하는 폭력적 시위를 하지 않고 있는데, 군부 세력은 무기로 탄압하기 있기 때문에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다"면서 "유엔에서 군을 보내서 지금의 상황을 해결했으면 좋겠다, 국제사회가 미얀마에 들어가서 이 상황을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외부의 도움을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모뚜 씨는 "국제사회가 항의하고 우려한다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정말 희생하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을 효율적으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평화적 해결을 바란다는 구호만으로는 군부가 물러서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소모뚜 씨는 "군부도 이번을 마지막 싸움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총칼을 앞세워 국민을 탄압하고 정권을 장기적으로 잡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시위대 향해 기관총 사격"…어제 하루 38명 숨져

방송을 마친 뒤에도 소모뚜 씨는 밤늦게까지 미얀마 현지 상황을 전해왔습니다. 소모뚜 씨는 미얀마 양곤 북 오끌라파 지역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며 시위대를 향한 기관총 사격이 있었고, 1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습니다. 총을 맞고 쓰러진 시민들의 사진도 함께 보내왔습니다.

소모뚜 씨가 방송에 출연한 어제, 3월 3일은 미얀마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계획했던 날이었습니다. '22222 혁명'으로 불린 2월 22일 1차 총궐기, 최소 1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지난달 28일 2차 총궐기에 이어 3차 총궐기를 하려 했던 겁니다. 1, 2차 때만큼 널리 공유된 계획은 아니라고 했지만 그래도 우려가 컸습니다. 어제 이른 아침부터 미얀마 전국 곳곳에 무장한 군과 경찰들이 포진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려는 무섭게도 현실이 됐습니다. 유엔 미얀마 특사는 어제 하루에만 시민 38명이 숨졌다면서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라고 밝혔습니다. 누적 사망자는 50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미처 헤아리지 못한 죽음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지막 싸움'을 하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의 호소에 우리는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 고민을 뒤로 미루기에는 이제 사태가 너무 급박합니다.

본방송 다시보기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30391
유튜브로 다시보기 https://youtu.be/ZsJDGfMwTYQ

윤봄이 기자 (springyo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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