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Column] LG 트윈스 스티브 홍 코치

조회수 2021. 4. 2. 16: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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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렝스 코치가 바라보는 야구시즌 준비법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스토브리그를 뒤로하고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겨우내 만든 몸과 땀방울의 값어치를 보여줄 시간. 이러한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이가 있다. 지난해부터 제주에서 저연봉, 저연차 선수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운동 역학을 전수한 스티브 홍이 그 주인공이다. 스포츠 사이언스 전문가로서 재능 기부 형태로 선수단을 도운 그가 바쁜 와중에도 <더그아웃 매거진>을 찾은 까닭은 무엇일까. 스티브 홍의 날카로운 시선을 만나봤다

사진 LG 트윈스, 아미노바이탈 에디터 소경화

안녕하세요. 저는 ‘키네틱(KINETIQ)’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2021시즌부터 LG 트윈스 구단에 스트렝스 코치로 합류하게 된 스티브 홍입니다. 글로 인사드리게 돼 반갑습니다. 간혹 자기소개를 할 때마다 키네틱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회사며, 또 스트렝스 코치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질문을 받곤 하는데, 여기에 대한 간단한 소개로 제 설명을 하겠습니다.

우선 키네틱이란 상업성을 띠는 회사라기보다는 다양한 국가의 스포츠 과학 및 의학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커뮤니티로 교육, 봉사 등 크고 작은 행사를 기획하고 함께합니다. 뉴질랜드에서 스트렝스 코치로 활동하던 중 보다 전문적인 사람들의 철학과 이야기가 듣고 싶어 만들게 됐으며, 앞으로 업계를 이끌어나갈 후배들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표 멤버로는 NBA 뉴욕 닉스 Erwin Valencia 컨디셔닝 디렉터, MLB LA 다저스 Brandon McDaniel 스트렝스 디렉터, NHL 시애틀 크라켄 Nate Brookreson 수석 스트렝스 코치, 체코 야구 대표팀 Dr. Filip Hudecek 정형외과 주치의가 있습니다. 아직 스트렝스 코치라는 직함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 많을 거로 생각합니다. LG에서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스트렝스 코치 보직에 저를 찾아주신 이상,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가 돼야겠다는 책임감이 듭니다.

스포츠 단체의 구성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선수 트레이너(ATC)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선수 트레이너의 주된 업무는 필드 위에서의 응급처치와 부상 초기부터 필드 복귀까지의 재활을 책임지는 것입니다. 재활 트레이너, 의무 트레이너 등으로 표현돼오기도 했으며, 국내 스포츠에서는 필드에서의 트레이닝 역사를 만든 중요한 포지션입니다.

반면 스트렝스 코치(S&C Coach)는 1979년 Dr. Eugene Coleman이라는 선구자에 의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처음 생긴 보직으로, 선수가 최적화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이끌고 부상을 방지하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재활과 스포츠 의학을 주로 담당하는 선수 트레이닝 파트와 비교했을 때, 스트렝스 파트는 스포츠 과학 영역이 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퍼포먼스 코치, 스포츠 과학자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스트렝스 코치로서 야구선수가 비시즌 동안 시즌을 준비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또, 지난 1월에 열린 서귀포 야구 캠프의 취지와 목적도 설명하겠습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야구 역시 다른 종목들과는 다른 특이점이 존재합니다. KBO리그의 경우 한 시즌을 치르는 경기 수가 타 종목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7개월 동안 144경기를 소화하고 포스트시즌까지 더하면 더 늘어납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를 치르고 피로 누적이 심한 농구와 비교했을 때도 2배 이상 많은 일정입니다. 이러한 리그 구성은 선수단의 건강과 퍼포먼스를 담당하는 트레이닝 스태프 입장에서 굉장히 타이트한 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활동 시즌이 비슷한 골프와 비교해보겠습니다. 골프 선수는 보통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경기를 치르고 월, 화, 수요일에는 다음 투어를 준비합니다. 주어진 3일의 시간 동안 다음 투어 위치로의 이동과 체력 회복, 보강 훈련 등을 모두 소화해야 하므로 사실상 매우 빠듯합니다. 게다가 해외 투어의 경우 이동 시간이 증가하고 시차, 온도, 습도 등 환경에 적응해야 할 것이 늘어 선수에게 무시할 수 없는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다시 KBO리그의 환경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야구선수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6일간 경기를 치르고, 월요일에 휴식일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이날마저도 원정 이동에 소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7개월간의 대장정 동안 올스타 브레이크를 제외하고는 1일 이상의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마이크로사이클을 1일 단위로 바라보고 선수단의 컨디션을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하므로 트레이닝 스태프의 가장 큰 목표는 퍼포먼스 및 근력 향상이 아닌 체력 유지를 통한 부상 예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야구선수가 체력을 보강하고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기는 언제일까요? 바로 비시즌입니다. 선수들에게 종종 비시즌 동안 만드는 체력을 저축에 비유해 설명하곤 합니다. 열심히 저축한 체력이 통장에 충분히 비축돼있어야 시즌에 돌입해 전쟁을 치를 때 체력이 아닌 승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발휘되는 집중력과 경기 몰입력이 곧 부상 예방과 경기력 향상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다면 앞서 반복해 언급한 ‘체력’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체력이라 하면 대개 심폐 지구력으로 단편적인 연결고리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체력이란 말 그대로 몸이 가진 능력을 의미합니다. 물론 여기에 심폐 지구력도 포함되지만, 관절 가동 능력, 무게 중심이 이동할 때 안정성을 확보하는 능력, 파워를 끌어낼 때 기반이 되는 근력, 근신경계의 빠른 활성화를 통한 운동 단위의 소집 능력 등 수많은 요소가 존재합니다. 욕심 같아서는 이 모든 것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만들어 시즌에 대비하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시간, 환경, 자원, 인력 등의 한계로 ‘타협’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타협 과정에서 트레이닝 파트는 우선순위의 설계 과정을 통해 훈련 방법과 시기를 설정하고 인력을 배정하는 또 다른 전쟁을 치릅니다.

혹시 독자 여러분 중 훈련에 관심 있는 분이 계신다면, 이러한 타협 과정에서 미세하게 달라지는 각 구단 트레이닝 파트의 철학과 시스템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LG 김용일 수석 트레이닝 코치는 스포츠 과학이 아닌 야구 과학을 강조합니다. 이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에서 해당 종목으로의 특성화가 가장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몸을 잘 쓰고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것에서 더 나아가 야구선수로서 필요한 체력을 구체적으로 기획하는 게 LG의 훈련 방향성이자 철학인 셈입니다.

지난 1월 서귀포에서는 KBO리그 비시즌 캠프가 열렸습니다. 캠프의 주된 목적은 투구나 타격과 같이 폭발적인 기술 훈련을 들어가기에 앞서 몸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국내 리그의 구조상 마무리 훈련이 끝난 후 12월부터 1월까지 단 2개월 만이 몸을 만드는 현실적인 비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데, 8주라는 시간은 체력적인 향상과 변화를 기대하기에 빠듯한 데다가 연말연시 동안의 휴식을 빼면 더욱 부족합니다.

이러한 일정 속에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 강도 이상의 피로도를 선수들에게 제공해야 해 그날의 회복을 통한 컨디션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하여 이번 캠프에서는 5일 훈련 후 하루 휴식으로 피로가 과하게 누적되지 않도록 강도를 조율해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또한 훈련 전후에 섭취하는 아미노산(AminoVital)과 훈련 중 에너지 보충에 필요한 당분(EnergyGel)을 제공했습니다.

아미노바이탈은 오랫동안 다양한 스포츠의 퍼포먼스와 리커버리를 돕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하며 스포츠 전방위에 걸쳐 크게 이바지해온 기업으로 지난 5년간 선수들에게 해당 기업의 제품을 제공했습니다. 도핑에서 안전한 제품을 섭취해야 하기에 감기약 하나도 쉽게 고를 수 없는 선수들에게 보조제(Supplement) 선택은 매우 중요한 과제인데, 아미노바이탈의 도움으로 이번 캠프 역시 효과적으로 치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얼마 후 기술 훈련에 돌입하는 선수들에게는 보강 훈련(암 케어, 코어 등)과 스트렝스 훈련(근력, 파워 등)을 병행하며 시즌을 준비했습니다.

올해 참여한 16명의 선수 외에도 저연차 선수들이 이와 같은 준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야구계의 건강한 발전을 이끌어나가길 바랍니다.

***

스포츠 분야에서 스트렝스 코치로 일하며 배운 점이 있다면, 변화(Change)에 있어 어느 순간 보이는 표면적인 결과(Outcome) 이면에는 언제나 긴 과정(Process)이 있다는 것입니다.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변화를 원하는 선수가 과정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이는 로또에 당첨되기를 기대하거나 벼락치기로 시험공부를 하며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태도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더그아웃 매거진 119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19호(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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