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SH공사, '마곡 15단지' 분양원가 자료 은폐" 의혹 제기

이강진 2021. 3. 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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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마곡지구 15단지'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자료를 은폐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가 경실련과 진행 중인 아파트 분양원가 정보공개 소송에서 '아파트 분양원가 관련 자료를 분실했다'라는 허위문서 제출과 거짓 진술로 재판부와 시민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일부승소 판결이 내려진 건 SH공사가 마곡 15단지 설계내역 등 일부 자료를 분실해 보관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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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분실 추정'이라던 자료가 의원실에 제출돼
SH공사, 거짓 진술로 재판부·시민 속여" 주장
하태경 "비리 없다면 숨기려 했겠는가"..의문 제기
SH공사 "자료 산재해 있어 1심 재판 기한 내 찾지 못했던 것
2심 진행 과정에서 추가로 찾아 제출 완료" 해명
'비리 의혹'에 대해선 "사실무근" 반박
4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SH공사 마곡 분양원가 자료 은폐의혹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오른쪽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마곡지구 15단지’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자료를 은폐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가 경실련과 진행 중인 아파트 분양원가 정보공개 소송에서 ‘아파트 분양원가 관련 자료를 분실했다’라는 허위문서 제출과 거짓 진술로 재판부와 시민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해 12월 22일 경실련의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행정소송 항소심 재판부에 ‘마곡 15단지 설계내역서를 사무실 이전 과정에서 분실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서증을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달 SH공사가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실에 제출한 마곡 분양원가 자료 중에는 마곡 15단지 설계내역이 포함됐다. 경실련은 “마곡 15단지 설계내역은 SH공사가 자료 부존재로 공개할 수 없다고 주장했던 원가자료”라면서 “이는 SH공사가 분양가를 부풀려 부당이득 등을 감추기 위해 고의로 원가자료를 숨기고 사법부와 시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하태경 의원은 “의원실이 (SH 공사에 대한) 강한 압박을 통해서 힘겹게 받아낸 자료”라면서 “내용을 보면 (SH공사가) 자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분실했다고 법정 위증을 했는가 하는 이유가 나온다”고 말했다. 하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 기간 분양한 발산 4단지의 건축비는 평당 366만원인 반면, 박원순 전 시장 재임 기간 분양한 마곡 15단지의 건축비는 평당 568만원이다.

하 의원은 “건축비라는 거는 오르더라도 자연 물가 인상분 정도 오르는 수준이지, 이렇게 폭등한 것은 수상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건축업자들과의 결탁 비리가 없다면 이렇게 폭등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H공사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앞서 경실련은 2019년 4월 SH공사에 마곡 15단지 등 12개 단지 분양원가 세부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했지만 SH공사는 이를 비공개했다. 이에 경실련은 2019년 7월 행정소송을 제기, 지난해 4월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경실련은 “일부승소 판결이 내려진 건 SH공사가 마곡 15단지 설계내역 등 일부 자료를 분실해 보관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1심 판결 이후 “세부 자료는 법률에 근거해 당연히 있어야 한다”며 항소했고, SH공사 역시 항소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SH공사는 이날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경실련의 주장을 반박했다. SH공사는 “해당 자료가 각 사업부서별로 산재해 있어 찾는 데 시간이 지체돼 일부 자료를 기한 내 찾지 못해 (1심에서) 부존재 처리됐다”면서 “이후 2심 진행 과정에서 부존재 자료를 추가로 찾아 제출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 “원도급 내역서 및 설계내역서는 업체의 영업비밀이라 공개가 불가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SH공사 측은 1심 당시 설계내역서 등 일부 자료들을 사내 기록물 시스템에서 찾을 수 없었고, 이에 따라 재판부에 ‘추후 재차 찾아보아 추가로 발견되는 자료가 있다면 비공개 열람·심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본 사안은 현재 소송 진행 중인 건이며, 최종 소송결과에 따라 해당 정보에 대한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을 향해서는 “소송 진행 중 소송당사자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SH공사의 분양원가 자료 은폐 의혹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위증과 고의적·조직적 은폐 등의 여부에 대해 검찰 고발 등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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