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나경원 꺾은 오세훈의 저력..안철수와 '결승전' 전망은

김주영 2021. 3. 4. 18: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吳,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확정
대세론 나경원에 41% 대 36% 승
유권자, 개혁·온건파에 힘실어줘
최종 단일화 감안한 선택 분석도
오세훈·안철수 본격 협상에 돌입
'100% 시민 여론조사' 가능성 커
安 단일화 땐 기호 4번 고수 관심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왼쪽)과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형준 전 의원이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선출된 배경으로는 그의 중도 확장성과 시정 경험 등이 꼽힌다. 오 후보는 한 달 전 예비경선에서 나경원 후보에게 밀린 바 있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나 후보에게 줄곧 뒤쳐졌으나 결국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제1야당 서울시장 후보가 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오 후보와 앞서 제3지대 경선을 뚫고 올라온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야권 단일화 협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양측 모두 단일화가 꼭 성사돼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만큼, 여론조사 문항이나 단일화 이후 ‘화학적 결합’ 방법론 등 세부 내용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세’ 羅 41.64% 대 36.31%로 꺾어

이번 경선에서 오 후보는 나 후보와 함께 ‘빅2’로 꼽혀왔다. 다만 나 후보가 비교적 최근까지 여의도를 무대로 활동해온 데다 원내대표까지 지낸 터라 당내 세력화나 당심 측면에선 오 후보의 열세가 뚜렷했다. 입후보 후 실시된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는 나 후보에게 번번이 밀렸고, 이런 결과는 ‘나경원 대세론’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5일 발표된 예비경선 결과에서도 오 후보는 나 후보에 이어 2위로 본경선에 진출했다. 이날 공개된 본경선 여론조사 결과에서 오 후보가 41.64% 대 36.31%로 나 후보를 꺾은 게 이변으로 불리는 이유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왼쪽)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나경원 예비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선 결과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유권자들이 개혁·온건파로서의 정치 행보를 부각한 오 후보가 보수 정체성을 강조한 나 후보에 비해 서울시장 후보로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심의 흐름이 반영된 결과 같다”며 “이번 선거에서 제1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꺾길 바라는 민심을 오 후보의 온건하고 합리적인 이미지와 중도확장성 등이 파고든 셈”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오 후보의 서울시장 경험도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권 지지자들이 국민의당 안 후보와의 최종 단일화까지 염두에 두고 오 후보를 택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어차피 안 후보와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확장성을 염두에 둔 선택을 한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이번 경선이 100% 시민 여론조사로 치러져 나 후보 측 등 일각에선 ‘역선택’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관옥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나 후보가) 여성 가산점을 포함하고도 (오 후보와) 격차가 컸다는 점에서 역선택이 승리를 좌우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왼쪽)와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형준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 뒤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서상배 선임기자
◆여론조사 문항·화학적 결합이 쟁점

야권 최종 단일화 대진표가 완성됨에 따라 오 후보 측과 안 후보 측은 조만간 본격적인 단일화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결과를 두고 “(오 후보와) 가급적 빨리 만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 후보 역시 이날 “분열된 상태에서의 선거는 패배를 자초하는 길”이라며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측의 상황은 다소 다르다. 범야권 지지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 후보는 승기를 굳혀야 하는 반면, 오 후보는 나 후보를 제친 기세를 이어나가 본격적인 추격전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의힘과 제3지대 경선 모두 100% 시민 여론조사 방식을 택했던 만큼, 단일화 경선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양측은 여론조사 문항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를 묻자는 입장인 반면, 안 후보 측은 ‘여당 후보와 붙었을 때 누가 가장 경쟁력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후보 단일화라는 물리적 결합뿐 아니라 양 진영의 화학적 결합이 이뤄져야 본선 승리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오 후보가 제안한 ‘서울시 연립정부’ 구상 등도 협상 테이블에 오르내릴 전망이다.
이 밖에도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최종 선출될 경우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합당해 기호 2번으로 출마할지, 기호 4번을 고수할지가 관심사다. 양측은 그동안 출마 기호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여왔지만, 선거가 임박한 데다 단일화의 필요성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아름다운 단일화’ 성사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권 단일화는 어차피 될 것이기 때문에 여론조사 문구 등은 부수적 문제”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최종 단일화 절차는 선관위 후보등록일인 18∼19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김주영·곽은산 기자 buen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