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첫 안보지침, 中 정조준..패권경쟁 공식화

워싱턴=이정은특파원 입력 2021. 3. 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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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 시간) 발표한 '잠정적 안보전략 지침'은 향후 외교안보 정책의 초점을 중국이라는 거대 글로벌 권력과의 경쟁으로 옮기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민주주의 복원, 기후변화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같은 원칙적 내용 외에 대외적으로 특정 국가를 핵심 경쟁상대로 콕 찍은 것은 중국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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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 시간) 발표한 ‘잠정적 안보전략 지침’은 향후 외교안보 정책의 초점을 중국이라는 거대 글로벌 권력과의 경쟁으로 옮기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민주주의 복원, 기후변화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같은 원칙적 내용 외에 대외적으로 특정 국가를 핵심 경쟁상대로 콕 찍은 것은 중국이 유일하다.

백악관이 이날 바이든 대통령 명의로 공개한 24페이지 분량의 지침서는 “전 세계의 권력 분포 양상이 바뀌면서 새로운 위협이 생겨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은 빠른 속도로 더 단호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침서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 국제 어젠다를 설정하고, 우리의 가치와 이익을 증진시키는 새로운 글로벌 규범과 합의를 형성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공격과 위협’을 막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의 이웃국가들이 외국의 개입이나 강압 없이 스스로 정치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대만과 홍콩, 신장, 티벳 지원 및 협력을 약속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바이든 행정부의 지침 발표는 공교롭게도 중국의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 하루 전날 이뤄졌다.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를 코앞에 두고 미국이 안보전략에서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블링컨 장관도 이날 지침 발표에 앞서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한 28분간의 첫 외교정책 연설에서 8대 외교과제 중 하나로 중국을 지목했다. △팬데믹 억제 △경제위기 극복 △민주주의 회복 △이민정책 △동맹 복원 △기후변화 △기술 분야에서 리더십 확보에 이어 마지막으로 거론한 부분이 중국이었다.

그는 러시아와 이란, 북한 같은 나라들이 미국에 심각한 도전을 던지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중국이 제기한 도전 과제는 다르다”고 했다. 중국은 현재의 안정적이고 개방적인 국제질서에 심각하게 도전할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가진 유일한 국가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를 두고 “필요하다면 경쟁적이 될 것이고, 할 수 있다면 협력적으로 할 것이며, 적대적이어야 할 경우 그렇게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블링컨 장관이 밝힌 대외정책 비전이 기후변화에서 기술 공격까지 여러 도전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베이징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블링컨 장관은 “민주주의를 강화하지 않으면 러시아나 중국처럼 민주주의의 강점에 의심의 씨앗을 심으려는 적수나 경쟁자들의 손에 놀아날 것”이라며 민주주의 중요성도 다시 강조했다. 다만 “권위적 정권을 무력으로 전복시키려고 시도하거나 비용이 드는 군사적 개입을 통해 민주주의를 증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거에 이런 전술을 시도해봤지만 아무리 의도가 좋았더라도 그 방식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지역에서의 군사적 개입을 거론하며 “군사적 개입 이후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늘 더 힘들었다”며 그런 시도들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게 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분야별 세부사항까지 담은 정식 안보전략 지침 보고서는 몇 달 뒤 나올 예정이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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