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GM, 미국에 두번째 배터리 합작..'100만 전기차' 가속

김영주 입력 2021. 3. 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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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움(Ultium). 외신에 따르면 GM과 LG는 미국에 두번째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사진 GM]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간 ‘배터리 동맹’이 속도를 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미국 테네시 주에 두 번째 배터리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GM 본사 관계자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추진 검토 중”이라고 해 사실상 사업이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외신과 업계는 상반기 내 사업이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 30종을 선보일 것이라며, 전기차(EV)와 자율주행 차 개발·생산에 270억 달러(약 30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은 ‘100만 EV’ 프로젝트 수순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LG·GM은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고, 미국 오하이오 주 로즈타운에 3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연말쯤 완공되면 GM이 내년에 선보일 고성능 전기차 험머 EV 등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향후 전기차 한 대의 배터리 용량이 약 60~70kWh(킬로와트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약 50만대 수준이다.

따라서 두 번째 공장은 이 수준 이상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험머 EV의 경우 용량이 400kWh이며, 내년 출시할 캐딜락 리릭도 고성능 전기차로 대용량 배터리가 필요하다.

GM의 배터리 투자는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내재화(자체 생산)에 방점이 찍힌다. 2035년 완전한 전기차 제조업체로 전환을 선포한 GM은 배터리 제조부터 플랫폼까지 전기차 전 과정을 아우르는 얼티움(Ulltium) 시스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합작 회사 이름도 얼티움 셀즈(Ulltium Cells)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GM은 LG와 합작한 얼티움 셀즈를 미래 전기차 경쟁을 위한 키 팩터(Key Factor, 핵심요소)로 삼고 있다”며 “LG와 합작 후 첫 번째 공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두 번째 공장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얼티움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게 되면 전기차 가격 경쟁력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 입장에선 유럽에 이어 ‘전기차 대전’ 격전지가 될 미국에서 생산 규모를 증설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합작법인이라는 점 때문에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연방정부 관용차 68만대를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로 조달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 내용엔 완성차에 들어갈 부품의 미국산 비중이 강조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2년부터 미국 미시간 주 홀랜드에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다. 규모는 5GWh 정도로 GM·포드·크라이슬러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 번째 공장 사업은 부지 선정 단계로 예측되고, 복수의 주 정부와 인센티브를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LG·GM의 두 번째 합작 공장 추진은 LG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건으로 소송 중인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발이 묶이게 될 상황에 나왔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달 1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019년부터 시작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영업비밀 소송에서 LG의 손을 들어줬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SK이노베이션은 향후 10년간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과 수입을 금지당한다.

다만 ITC는 이미 SK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포드·폴크스바겐에 대해선 한시적으로 공급 금지를 유예해줬다. 그러나 그 시점을 각각 2024년, 2022년으로 못 박고 “다른 배터리 공급업체를 찾을 시간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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