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로 노조 결성·성과급 개선..커지는 MZ세대 목소리
[앵커]
'MZ세대', 종종 들어보셨을 겁니다.
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출생자들을 가리킵니다.
투명성과 공정에 특히 민감한 세대인데요.
이 세대의 사회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문화와 노동운동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정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LG 전자.
성과급 논란이 일자 지난달 익명 게시판에 글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안 되겠다 형들, 내가 총대 멜게"]
그로부터 불과 2주 뒤, LG 전자에서 최초로 사무직 노조가 출범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노조 설립을 주도한 건 4년 차 직원, 31살 유준환 씹니다.
["(블라인드에 글 쓰신거 보니까 오히려 처자식이 없으셔서…) 그렇죠."]
업계 최초의 비대면 노조 결성, 공고는 익명 게시판에서, 노조 가입 희망자는 인터넷으로 모집했습니다.
벌써 천명 가량의 조합원이 모였습니다.
그동안 외면받아왔던 사무직 직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겠다는 게 노조 설립의 목표였습니다.
[유준환/LG전자 사무직 노조위원장 :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이나 아니면 임원들이 가져가는 성과급 연봉이나 그런 거에 비해 직원들이 분배를 못 받고 있지 않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상위노조가 없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손보영/노무사/대상노무법인 : "(노조에 대해) 굉장히 좀 투쟁적이고 이런 인식이 강했었는데, 이렇게 젊은 세대도 표출을 하고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가."]
관행을 허무는 젊은 직원들의 움직임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에서는 한 직원이 성과급 액수에 항의하는 메일을 CEO에게 보냈고, 카카오와 네이버에서는 인사평가 방식 등에 문제가 있다며 직원들이 대표를 상대로 이른바 청문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서용구/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 "공정함 지속 가능성 이런게 가장 중요한 (MZ) 세대의 목표거든요. 비대면 디지털 기술 활용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한 사람의 외침도 굉장한거죠."]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한 MZ 세대, 공정과 합리성을 강조하며 기업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최민영
정유진 기자 (trul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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