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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검찰총장 나오나.. 이성윤의 친정권 방탄행보 2년

이민석 기자 입력 2021. 03. 06. 16:29 수정 2021. 03. 0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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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말 '방탄 총장' 앉혀 검찰 수사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차기 총장직에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인 이 지검장은 정권을 겨냥한 수사는 뭉개고 정권이 원하는 수사는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평가를 받는, 대표적 ‘친(親) 정권 검사’로 불린다.

이 지검장은 최근 들어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수사에 외압을 넣어 중단시켰다는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다. 검찰 안팎에선 “김학의 사건 뿐만 아니라 정권 관련 주요 수사마다 틀어막았는데 검찰총장으로 영전할 경우 ‘방탄 총장'을 앉혀 임기 말 들어 진행되는 정권 수사는 접고, 있을 수 있는 수사도 무력화 하겠다는 메시지로 비춰질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정권 수사는 뭉개고

이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대검 형사부장,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핵심 요직을 잇따라 맡았다.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검장이 임명된 뒤론 두 차례 유임됐다. 윤 총장이 그의 교체를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을만큼 정권의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신뢰의 바탕은 정권과 여권 인사들을 향한 수사를 앞장서서 뭉갰기 때문이라고 보는 법조인들이 많다.

이 지검장은 2019년 7월 대검 반부패부장 시절 가짜 사건번호를 동원해 김 전 차관을 출국 금지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이규원 검사와 법무부 출입국 관련 공무원에 대한 안양지청의 수사를 막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영전한 이 지검장은 2019년 9월 ‘조국 수사’ 당시 대검 간부들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검찰 안팎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20년 1월 추미애 장관 취임 직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지난 한 해 정권 관련 수사를 뭉개고 정권 코드에 맞는 수사를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법조계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작년 1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놓고 윤석열 총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과 중앙지검 간부들이 모여 기소 여부를 논의할 때 이 지검장만 유일하게 기소를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비서관 등 13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수사팀은 4월 총선 이후 추가 수사를 진행해 이진석 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추가 기소 의견으로 보고했지만 이 지검장이 이를 묵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작년 6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옵티머스펀드 사기사건 수사 의뢰를 받은 대검은 특수부에 해당하는 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에 사건 배당을 지휘했지만 이 지검장은 이를 일반 고소·고발 사건 처리 부서인 조사부에 배당했다. 석 달 뒤인 작년 9월 여권 인사 로비 의혹이 담긴 옵티머스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중앙지검이 이를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지검장은 뒤늦게 사건을 경제범죄형사부에 재배당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는 작년 4월 ‘채널A 사건’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수사를 9개월째 뭉갰다는 지적도 받았다.

◇야권 수사는 무리하게 밀어붙여

반면 정권 코드에 맞는 수사는 무리하게 밀어붙이다 후배 검사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 지검장은 작년 10월 과거 무혐의 처리됐던 윤 총장 처가 의혹 관련 사건들에 반부패부 수사 인력을 대거 투입하려다가 내부 이견에 부닥쳐 갈등을 빚었다. 나경원 전 의원 자녀 관련 의혹 역시 이 지검장이 수사팀을 닦달하며 기소를 압박했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나 전 의원 관련 13건의 고발 사건은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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