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장 일가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
정부는 투기 목적으로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하는 것을 막고자 여태까지 다양한 규제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공직자를 임명하거나 뽑을때도 이 후보자가 주택을 몇 채 보유하고 있는지도 검증을 하는데요.
그런데 경기도 의왕시장 가족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투기에 가까운 부동산 거래에 집중해 온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무슨일이 있었던 건지 취재했습니다.
경기 안산시 한 연립주택 밀집지역입니다.
이곳은 지난 2013년 정비 계획이 수립된 뒤 재건축 물망에 올랐습니다.
신축 아파트 분양권을 노린 외지인들의 문의가 이어졌고, 해당 구역 주택을 매입한 외지인만 3백 명이 넘습니다.
[마을주민 : 여기는요. 내가 볼 때 (거주민은) 5%도 입주 못해요. (거주민) 대지지분이 보통 9평이에요. 여기서 받을 수 있는 게…]
SBS 취재 결과 외지인 가운데는 김상돈 의왕시장의 부인 차 모 씨와 차남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은 각자 살고 있는 집이 있는데도 지난해 4월, 1억 6천여만 원에 공동명의로 주택을 사들입니다.
차 씨의 언니도 주택 한 채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넉 달 뒤 이 지역은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 솔직히 무주택자가 여기 들어와 살기에는 좀 열악하잖아요. 그래서 투자를 하고 재건축해서 다음에 시세 차를 남기든지…]
의왕시장 일가족이 구입한 주택에 가봤습니다.
세입자들이 월세로 살고 있습니다.
[세입자 : (차OO 있어요?) 없어요. 제가 남편이랑 딸이랑 살아요.]
투기 목적으로 사들인 게 아닌지 의심됩니다.
의왕시장 일가족의 매입 시점은 지난해 4월 총선 직후인데, 민주당 당시 후보자들에게 1주택 외 나머지 주택을 매각하겠다는 서약까지 받을 정도로, 부동산 투기에 엄정하게 대응하던 때였습니다.
김상돈 의왕시장은 주택 매입의 적절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내의 언니가 보유한 주택을 산 것이고 다주택자가 된다는 사실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며, 해당 주택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상돈 의왕시장 가족의 부동산 재테크는 오래 전부터 이어졌습니다.
지난 2004년 시장 부인은 안양시의 한 연립주택을 6천3백만 원에 사서 임대를 놨습니다.
4년 뒤인 2008년,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가 나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뛰자, 다음 해 19살이던 장남에게 1억 2천 만원 가량에 넘깁니다.
장남이 물려받은 주택은 2016년 재개발 됐고, 장남은 신축아파트 분양권을 4억 7천만 원에 팔았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 많이 올랐어요.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어요.]
이게 다가 아닙니다.
20대의 장남은 아파트 분양권을 팔자마자 의왕시 오전동의 다세대주택을 사, 세를 주고 재개발 투자를 이어갑니다.
재개발 구역에는 장남만 집이 있는 게 아닙니다.
차남은 17살이던 2009년, 역시 오전동에 8천만 원을 주고 다세대 주택을 사서 보유 중입니다.
김상돈 의왕시장이 전년도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할 때 차남 재산은 100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장남과 차남의 주택은 걸어서 10분 거리로 같은 재개발 구역에 있는데, 지난해 12월 공교롭게도 이 구역에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가 났습니다.
3천 세대 넘는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거라 상당한 시세 차익이 예상됩니다.
김 시장은 2002년부터 의왕시의회 의원을, 2014년부터는 경기도의회 의원을 지냈고, 2018년부터 현재까지는 재개발 인허가권을 가진 의왕시장으로 있습니다.
시의원과 도의원 시절 두 아들이 각각 집을 사들였고, 시장 시절에 재개발이 승인된 겁니다.
이해 충돌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두 아들에게 조그만 집을 마련해 주고 증여세를 냈다."며 "재개발 인허가권을 가진 시장이지만 특정인에게 특혜를 줄 수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이승환·양두원·배문산, 영상편집 : 박기덕, CG : 서승현·강유라·이유진, VJ : 김준호)
박찬범, 정반석 기자cbcb@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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