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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특급도우미는 박범계?..여권 일각서 비토론

정계성 입력 2021. 03. 07. 00:00 수정 2021. 03. 0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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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죽이기' 비판에 관계개선 모색한 文
박범계 '신현수 패싱' 계기로 갈등 재점화
중수청 부각되며 윤석열 사퇴 명분 쥐어준 꼴
'기대했던 조율자 역할 실패' 재보선 악재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문서를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해 연말을 전후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뜻이 분명했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직후다.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이 마치 '윤석열 찍어내기'로 비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대국민 사죄로 고개를 숙인 문 대통령은 책임을 물어 추 전 장관을 사실상 경질했고, 검찰 출신 신현수 민정수석을 발탁한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법무부와 검찰이) 서로의 입장을 잘 알게 됐기 때문에 국민들을 염려시키는 그런 갈등은 없으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한 배경이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도 했다.


하루가 멀게 윤 전 총장을 향해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던 민주당 내에서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사라진 것도 이 시기다. 구조적인 검찰개혁 차원에서 TF를 발족시켰고, "검찰개혁은 윤석열이라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김두관·민형배 의원 등 일부 강경파가 '탄핵'을 거론했으나 개인 의견 수준으로 치부됐다. 새롭게 취임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윤 총장과 검찰의 의견을 듣겠다"며 정면 충돌했던 추 전 장관 시절과는 다를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었다.


이 같은 전략은 윤 전 총장에 대한 여론의 뜨거웠던 관심을 냉각시키는 효과를 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함께 '빅 3'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했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하락세가 완연했다. 보수진영 내에서는 '윤 전 총장은 우리 측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박 장관이 검찰 고위 인사에서 신 전 수석과 조율 없이 대통령 재가와 발표를 강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새로운 갈등 국면이 시작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를 반대하는 윤 전 총장과 밀어붙이려는 정부여당 사이 대립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사실 중수청은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 원안에는 없었던 내용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설치하고, 경찰은 주요 사건의 수사권을 갖되 검찰은 6대 중대범죄에 한정해 직접수사권을 행사하는 게 골자다. 예정대로라면 경찰의 권력을 분산하기 위한 국가수사본부 설치와 자치경찰제 도입 등의 논의가 다음 수순이 됐어야 했다.


그럼에도 여권이 재차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의 중수청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권력기관 개혁의 목적이 오롯이 '윤석열 죽이기' 혹은 '검찰 해체'에 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에 호의를 가지고 있었던 법조계 인사들 상당수가 등을 돌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후보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신 전 수석이 대표적이다.


더구나 문 대통령의 레임덕 논란을 자초한 것이 민주당 입장에서 치명적이다. 유영민 비서실장이 밝힌 것처럼, 문 대통령은 박 장관에게 "현재의 검찰개혁, 권력기관 개혁안이 잘 연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중수청 설치에 '속도조절'을 당부한 대목이다. 하지만 여권 내 강경파들은 "일부의 해석"이라며 이를 외면했으며, 상반기 내 처리하겠다는 뜻을 접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윤 전 총장이 확고한 명분을 쥐고 정계에 진출할 길이 열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부랴부랴 중수청법 발의에서 후퇴하며 명분을 주지 않으려 했지만, 윤 총장은 고삐를 놓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박 장관의 '신현수 패싱'에서 시작한 논란이 윤 전 총장의 사퇴 및 정계진출 가능성으로 이어진 셈이다.


검찰 사정에 밝은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이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는데, 그 경과도 살펴보기도 전에 검수완박 한다고 중수청을 설치하겠다는 건 목적이 '윤석열 죽이기'와 다름 없다는 걸 모든 사람이 다 알지 않느냐"며 "윤 전 총장에 대한 평가는 검찰 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지만, 이 사안에서 만큼은 거의 모두가 윤 전 총장을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박 장관에 대한 비토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박 장관에게 기대했던 것은 지금까지 추진된 개혁을 안착시키는 것과 부드러운 조율이었는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재보선에서 민주당에 악재인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박 장관은 철저히 저자세다. 윤 전 총장의 사퇴에 대해 "임기를 지켜주셨으면 좋았겠는데, 불과 4개월 남겨두고 사퇴하셔서 안타까운 마음"이라고만 했다. 정계 진출설에 대해서도 "제가 답할 사안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자신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검찰을 향해서는 "서운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업무에 공백이 없도록 매진해달라"며 "(중수청 설치는) 검찰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한 만큼 검사들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달래기에 나섰다.

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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