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로 만든 네안데르탈인 뇌 오가노이드

이영애 기자 2021. 3. 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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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의 뇌는 어떤 모습일까.

두개골 화석으로는 추측할 수 없는 고대 인류의 뇌를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로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네안데르탈인의 뇌 오가노이드는 자라면서 현생인류 뇌 오가노이드와 차이를 보였다.

NOVA1 하나의 유전자만으로 네안데르탈인의 진화적 차이를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지만 크리스퍼라는 최신 기술로 고대 인류의 뇌 기능을 살펴봤다는 데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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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가진 뇌 오가노이드(왼쪽)는 현생인류의 뇌 오가노이드(오른쪽)에 비해 성장이 더디고 세포 표면의 주름이 깊게 나타났다. 사이언스 제공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어떤 모습일까. 두개골 화석으로는 추측할 수 없는 고대 인류의 뇌를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로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를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가진 뇌 오가노이드를 제작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월 12일자에 발표했다. doi: 10.1126/science.aax2537

연구팀은 먼저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의 게놈을 분석해 차이를 보이는 61개의 유전자를 찾았다. 여기에는 뇌를 비롯한 신경발달에 관여하는 NOVA1 유전자가 포함돼 있었다.

연구팀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현생인류의 NOVA1 유전자를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로 대체했다. 그리고 이 세포를 오가노이드로 키운 뒤 이 유전자를 편집하지 않은 오가노이드와 비교했다.

네안데르탈인의 뇌 오가노이드는 자라면서 현생인류 뇌 오가노이드와 차이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직경이 작았고 세포 표면의 주름이 굴곡졌으며 자라는 속도가 더뎠다. 

유전적으로도 달랐다. 현생인류 뇌 오가노이드와 다른 113개의 ‘선택적 스플라이싱’이 일어났고, 277개 유전자의 발현이 달라졌다. 선택적 스플라이싱은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 단백질을 만들도록 하는 과정으로 뇌 발달과 시냅스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OVA1 하나의 유전자만으로 네안데르탈인의 진화적 차이를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지만 크리스퍼라는 최신 기술로 고대 인류의 뇌 기능을 살펴봤다는 데 의미가 크다.

알리슨 무오트리 미국 UC샌디에이고 의대 교수는 “단일 염기쌍을 변형하는 것만으로도 뇌가 연결되는 방식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현생인류가 고대 인류와 차이를 보이는) 나머지 60개 유전자를 바꿨을 때의 변화를 연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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