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RM 또 왔다갔다..판매 2배, 방문 3배 '화랑미술제 대박'

이은주 2021. 3. 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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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8000명 방문 역대 최다
BTS RM도 찾은 아트마켓
72억원어치 판매 추산
30-40대 신규컬렉터 눈길
2021 화랑미술제 전시장 전경. [사진 한국화랑협회]

코로나19가 미술시장을 바꿔놓은 것일까. 지난달 미술품 경매 시장이 호조를 보인 데 이어 이번엔 5일간 열린 2021 화랑미술제가 역대 최다 방문객 수 기록을 내며 성황을 이뤘다. 화랑미술제는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아트마켓으로 107개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지난 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해 7일 폐막했다.

한국화랑협회가 집계해 발표한 올해 관람객 수는 약 4만8000명. 지난해에 비하면 3배 이상 늘어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방문객 수와 비교해도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작품 판매액도 예년의 두 배를 웃도는 약 72억원으로 추산된다. 아트페어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BTS(방탄소년단)의 RM이 올해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랑미술제 도록은 마지막 날 행사를 마치기 전에 전량 매진됐다

올해 화랑미술제는 3일 VIP 개막일부터 컬렉터들의 구매 경쟁이 치열했다. VIP 컬렉터들이 다녀간 개막일부터 "작품을 걸기만 하면 팔려나갔다"는 얘기가 돌았을 정도다. 갤러리들은 매일 판매된 작품을 내리고 새로운 작품으로 교체하는 등 작품 순환이 여느 때보다 빨랐다.

국제갤러리 부스에서는 박서보의 2008년작 '묘법 No. 080704'이 5억원대에 팔렸고, 얼마전 개인전을 마친 제니 홀저 2020년 대형 회화 작품도 3억원 대에 판매됐다. 이어 하종현 2019년 작 'Conjunction 19-53은 2억원대에 팔렸다. 이어 줄리안 오피 2014년 작 'Academic. 2.'(Silkscreen on painted wooden board)가 6000만원대, 최욱경 1960년대 작 '무제(Untitled)'가 1000만원대에 팔렸다. 갤러리현대는 1억원대 이건용 작품 3점을 판매했다. 갤러리현대에선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에 참여중인 이슬기 작가의 드로잉을 비롯해 박민준과 김성윤 등의 작품이 인기를 모았다. 김재석 갤러리현대 실장은 "오랜만에 활기 넘치는 분위기였다. 젊은 컬렉터들이 새로 유입된 때문인지 젊은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학고재갤러리 열린 김재용 작가의 개인전. 올해 미술제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사진 학고재갤러리]


학고재갤러리는 백남준 작가의 작품 '법륜은 돌아가네'( 1990, Mixed media, 40.6x39.4x30.5cm) 가 약 4000만원 대에 판매됐고, 김재용 작가의 도자로 만든 작품 '도넛'이 80여 점 이상 팔렸다. '도넛'은 손바닥 만한 크기에 한 점에 105만원이지만 낱개로 사는 컬렉터들이 많아 불티나게 팔렸다. 학고재 우정우 실장은 "지난해 KIAF가 열리지 못했는데 이번 화랑미술제가 그 반사 이익을 본 것 같다. 이번 행사엔 특히 30~40대 새로운 컬렉터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고 말했다.

이건용 작품 Bodyscape 76-3-2021 Acrylic on canvas 90 x 72.7 cm. [사진 리안갤러리]

리안갤러리에선 이건용 작품의 '바디스케이프' 연작이 4000만원대에 팔린 것을 비롯해 약 7점 이상 판매됐으며 김택상, 남춘모 작품도 여러 점 판매됐다. 이광호 작가의 조각 작품 (2000만원 대)도 판매됐다. 이홍원 리안갤러리 이사는 "현재 이건용 작가 작품에 대한 컬렉터들의 관심이 커졌다. 이 작가의 작품이 해외에서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투자 가치를 본 컬렉터들이 먼저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화랑미술제 화제작은 최근 타계한 김창열 물방울 그림이었다. 갤러리BHAK이 1억원대 김창열 작품 3점을 판매했으며, 표갤러리도 1980년대 물방울 그림 2점을 팔았다. PKM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앞둔 단색화 대가 서승원 소품도 대부분 팔렸다.


신진 작가도 주목

정희승 작가의 '장미는 장미가 장미인 것' 시리즈 중 '무제 1'[사진 갤러리바톤]

젊은 작가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가나아트센터 문형태·장마리아, 이화익갤러리 이정은·김미영·하지훈, 선화랑 이영지·정영주, 갤러리바톤 정희승 등의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갤러리바톤은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른 정희승 작가의 작품으로만 부스를 꾸려 시선을 끌었다. '장미는 장미가 장미인 것' (일명 '장미' 연작)시리즈 등 정 작가의 작품은 200만~600만원대로 총 열 대여섯 점 가까이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2월 열린 2020 화랑미술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화랑미술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하락했고, 이후 9월 예정되었던 한국 최대 규모의 국제아트페어인 KIAF는 코로나19로 아예 취소돼 열리지 못했다. 지난 1년간 해외 아트페어도 거의 열리지 않아 국내 화랑과 컬렉터들은 모두 발이 묶인 상태였다.

올해 미술제에서 두 번째로 열린 신진작가 특별전 '줌인(ZOOM-IN)'도 눈길을 끌었다. 총 10명의 작가 중 5일간 현장에서 수집한 투표를 통해 정재원 (대상), 임지민(최우수상), 정희승(우수상) 등 3명의 인기작가가 선정됐다. 현장에서 오슬기, 임지민, 정희승, 김민지 신진작가의 작품도 판매로 이어졌다.

2021 화랑미술제 전시장. [사진 한국화랑협회]


행사 기간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 부스에서는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열렀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등 10여개 문화예술계 단체는 지난 3일 조속한 물납제 제도화를 위한 대국민건의문을 발표한 후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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