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홈에서 아이패드 샀는데 빈 박스만"..사건 전말은?

배성수 2021. 3. 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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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패드 에어4'를 주문했는데 빈 박스만 왔다고 주장하는 영상/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70만원이 넘는 '아이패드 에어4'를 주문했는데 제품은 없고 빈 상자만 도착했다는 한 소비자의 게시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애플 제품 유통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잇따라 일어나서다.

애플 측은 제품 출고 과정 등에서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건을 접한 일각에서는 제보자 측이 제시한 증거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향후 경찰 조사에 따라 사건의 전말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일께부터 국내 여러 정보기술(IT) 커뮤니티에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빈 박스로 아이패드 에어4를 배송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여러 차례 나눠 올렸다.

A씨의 얘기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달 4일 해외에 거주하는 친구 B씨를 위해 애플 홈페이지에서 대학생에게 기기 값을 할인해주는 '교육 할인'을 통해 아이패드 에어4를 대리 구매했다. A씨는 제품 구매 과정에서 B씨의 한국 거주지를 배송지로 설정했다.

문제는 배송 직후다. 제품을 대신 수령한 B씨의 누나가 배송 박스에 '아이패드 에어 4세대 본체와 USB-C 전원 어댑터, USB-C 충전 케이블 등이 미동봉됐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빈 박스만 왔다는 게 B씨 측의 주장이다.

B씨 측은 특히 제품 박스에 시리얼 넘버 스티커가 동봉돼 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애플의 정품임을 입증하는 시리얼 넘버가 없는 것은 제품 제조 과정, 즉 애플 측에 문제가 있다는 논리다. A씨는 배송된 제품 박스와 우체국 택배 무게도 840g으로 동일하다고 했다.

애플 '아이패드 에어4' 언박싱 영상. 이미 하단 부분 비닐이 벗겨져 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같은 내용을 전달 받은 대리 구매자 A씨는 곧바로 애플코리아 고객센터에 문의를 했다. 다만 애플은 A씨의 주장과 달리 과실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A씨 등에 따르면 애플은 AS센터 등에서 약 3주간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제품의 생산, 출고, 배송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기에 환불, 교환 등의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A씨에게 전달헀다.

그러자 A씨는 여러 IT 커뮤니티에 게시글을 올렸고, 정식으로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A씨는 첫 논란 직후 <한경닷컴>에 "담당 경찰을 찾아뵙는 등 정식으로 경찰 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조사가 나오면 다시 얘기드리겠다"고 말했다.

반면 A씨의 사건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A씨가 제시한 증거들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을 내놨다. A씨는 게시글과 함께 B씨 누나가 촬영한 언박싱(신제품 최초 개봉) 영상을 증거로 제시했는데, 언박싱 전부터 제품 포장 비닐 일부분 등이 이미 훼손돼 있어서다. 애플은 신제품 배송 시 제품 뿐만 아니라 택배 상자에도 봉인 테이프를 부착한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누군가 상자를 열어 이미 제품을 빼내고 영상을 촬영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다만 A씨는 이후 수차례 게시글을 통해 '조작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A씨는 "악의적으로 영상 촬영을 한 것이라면 경찰 신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B씨 누나가 악의적으로 제품을 빼돌렸다면 논란을 만든 글을 올린 저도 처벌받겠다"고 했다.

A씨는 또한 가장 최근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애플 쪽이랑 계속 컨택중이고 경찰 쪽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택배사인 우체국이랑 DHL에서는 애플 쪽에서 출고 이후에는 무게측정이 별도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아서 배송 중 분실(도난)은 확인이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애플 제품 박스/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최근엔 쿠팡에서 544만원에 달하는 애플의 맥북 프로를 주문했는데 제품 대신 철판이 배송된 사건도 발생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앞서 이 제품을 구매한 한 소비자가 제품을 빼내고 철판을 넣어 재포장해 쿠팡에 반품했는데, 이 제품이 재판매된 것이다. 쿠팡 측은 반품 상품은 검수 과정을 거쳤지만, 박스 훼손 없이 포장 상태가 완벽해 새 상품으로 인지됐다고 설명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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