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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 재등장.."문자 메시지 보내와"

박지혜 입력 2021. 03. 08. 14:45 수정 2021. 03. 0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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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사과문 내지 않으면 다음 스텝 밟을 것"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동아제약이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에게 성차별적인 질문을 했다는 논란이 일자 ‘유튜브 댓글’로 사과한 가운데, ‘성차별 면접 피해자’가 다시 등장했다.

8일 오전 카카오의 블로그 플랫폼 ‘브런치’에는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에 대해 “이번에 이슈가 된 2020년 11월 16일 진행된 동아제약 신입사원 면접에서 성차별을 당했던 피해자 본인”이라고 밝혔다.

A씨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출근길 지하철에서 이런 글을 쓰게 될 줄 몰랐다”며 “그러나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진 이런 중대한 사건에 동아제약에서 사장 명의로 유튜브 댓글에 올린 사과문 같지 않은 사과문을 보니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사건을 폭로하게 된 경위 △당시 면접 상황과 군대 질문에 대한 저의 답변 △동아제약이 언론에 내놓은 변명이 합당하지 않은 이유 △유튜브 댓글 사과의 문제점 △해당 사과문의 문제점 등으로 나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유튜브 채널 ‘네고왕’ 영상 캡처와 해당 영상 댓글에 올라온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의 사과문
앞서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서는 진행자 장영란이 동아제약을 찾아 제품 가운데 생리대 할인 판매를 협상하는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나흘 만에 조회 수가 150만 회를 훌쩍 넘기는 등 화제가 됐지만, 영상 댓글에 지난해 동아제약 면접을 봤다는 누리꾼의 폭로가 달렸다.

이 누리꾼은 “지난해 말에 면접 볼 때 인사팀 팀장이라는 사람이 유일한 여자 면접자였던 나에게 ‘여자들은 군대 안 가니까 남자보다 월급 적게 받는 거 동의하냐’고 묻고 ‘군대 갈 생각 있냐’고 묻더니 여성용품 네고? 웃겨 죽겠다”라고 했다.

이후에도 비슷한 내용의 댓글이 이어지자, ‘네고왕’에 출연했던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는 지난 6일 영상 댓글 창에 사과문을 올렸다.

최 대표는 “댓글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한 결과 2020년 11월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 중 한 명이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만든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해당 지원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이번 건으로 고객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와 관련해 당사는 해당 면접관에 대한 징계 처분과 향후 면접관에 대한 내부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또한 채용과 인사에 대한 제도 및 절차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면접 당시 제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면접에서 성차별을 자행했던 동아제약이 여성을 위한 생리대 네고라니 황당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면접 당시 다른 남성 면접자 2명에 비해 자신은 ‘병풍’ 취급을 받았고 인사팀장으로부터 “ㅇㅇㅇ씨는 여자라서 군대를 가지 않았으니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냐, 동의하냐”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가 “친오빠가 직업군인이기 때문에 군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충분히 알고 있으나, 그와는 별개로 이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임금의 정의에 어긋난다”라고 답하자, 인사팀장은 다시 “ㅇㅇㅇ씨는 군대에 갈 생각이 있냐”는 질문이 돌아왔다고.

사진=브런치 캡처
A씨는 이번 논란에 대해 동아제약 측이 “군 미필자 대신 군필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신(新) 인사 제도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하자 “임금 차별을 정당화할 사내 인사제도를 구축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징병제와 군 가산점 문제는 이미 사회적으로 커다란 논란이자 이슈라는 점에서 지원자의 정치 사상을 검증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면접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질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당시 인사팀장이 남성 면접자에게는 ‘어느 부대에서 근무했는지, 군 생활 중 무엇이 가장 힘들었는지, 군 생활 중 무엇을 배웠는지’ 묻고 자신에겐 그런 질문을 했다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최 대표의 유튜브 댓글 사과에 대해선 “해당 채널만 막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셨나보다”라며,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대중의 인식 수준이 높아진 “지금은 2021년”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자신에게 질문을 한 사람이 ‘인사팀장’임을 되새기며 동아제약이 해명한 ‘면접관 중 한 명이 면접 메뉴얼을 준수하지 않은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A씨는 자신이 지난해 11월 16일(공개 날짜는 11월 20일) ‘잡플래닛’에 문제를 제기했을 땐 아무런 대응도 안 하던 동아제약 측이 이번에 논란이 커지자 문자 메시지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그는 동아제약 측으로부터 ‘진작에 인지하지 못하고 댓글을 통해 해당 내용을 파악하게 되어 더욱 죄송스럽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잡플래닛에 글을 올렸을 땐) 이렇게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줄 몰랐을 것”이라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끝으로 A씨는 동아제약에 “‘제대로 된’, 그리고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 내 제대로 된 사과문을 내지 않는다면, 저도 다음 스텝을 밟겠다”라고 전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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