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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檢 수사권 폐지 '수위 조절'.."절차 따라 질서 있게"

김상훈 기자 입력 2021. 03. 08. 17:21 수정 2021. 03. 0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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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수사 분리 꾸준히 나아갈 방향"..檢 의견수렴도 강조
"이미 이뤄진 개혁 안착도 고려해 책임 있는 논의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법무부ㆍ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3.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 이후 권력기관 개혁 방향에 대한 첫 논의가 진행된 자리에서 검찰의 기소-수사권 분리 필요성을 강조하고, 검·경 등 각 조직의 유기적 협력을 통한 수사권 조정 안착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윤 전 총장 사퇴의 핵심 배경으로 작용했던 기소-수사권 분리에 대해선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표현하고 그 논의 과정 역시 '질서 있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2단계 검찰개혁 추진 속도와 강도를 조절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이에 기소-수사권 분리를 위해 여당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을 지금보다 차분하게 진행할 것을 주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1관에서 화상회의로 진행된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수사권 개혁과 공수처 출범으로 권력기관 개혁의 큰 걸음을 내딛게 됐으나 아직 완성된 게 아니다"라며 "견제와 균형, 인권 보호를 위한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앞으로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법의 영역이지만 입법 과정에서 검찰 구성원들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 수렴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을 위한 개혁'이라는 큰 뜻에는 이견이 없겠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안에 대해선 절차에 따라 질서있게, 그리고 또 이미 이뤄진 개혁의 안착까지 고려해 가면서 책임 있는 논의를 해나가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전한 문 대통령의 발언과도 궤를 같이 한다. 당시 박 장관은 "대통령께서 제게 주신 말씀은 크게 두 가지다"라며 "올해부터 시행된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반부패 수사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는 차원의 말씀"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 특위 중심으로 중수청 신설 관련 입법을 추진 중으로 오는 6월까지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에 남은 6대 중대범죄 수사를 중수청에 넘겨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게 골자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중수청 신설에 전면 반발하며 사퇴했다.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사퇴로 중수청 신설을 통한 검찰개혁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이 윤 전 총장 사의 수용 당일 검찰과의 소통을 위해 발탁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까지 수리하고, 비검찰 출신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을 신임 민정수석으로 기용한 것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했다.

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검찰의 기소-수사권 분리 방침에는 힘을 실으면서도 중수청 신설에 대해선 좀 더 신중하고 차분하게 진행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날 문 대통령은 검찰에 대해 "가장 신뢰받아야 할 권력 기관"이라고 평가한 뒤 "검찰개혁은 검찰이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야만 성공할 수 있다"며 "특히 사건의 배당에서부터 수사와 기소 또는 불기소의 처분에 이르기까지,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규정과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지는 제도의 개선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을 향해선 "권한이 주어지면 능력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달라"며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중심으로 책임수사체계를 확립하고, 자치경찰제도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구성원이 공감하는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아가 수사권 조정으로 많은 권한이 주어진 경찰에 대해선 독려 차원의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기소-수사권 분리를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라고 밝힌 셈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올해를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공수처 출범으로 권력기관 개혁이 자리잡는 첫해라고 규정, "검·경·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한편, 서울과 과천, 세종에서 화상으로 개최된 이날 업무보고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홍익표 정책위의장,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 서영교 행정안전위원장이, 청와대에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등이 여민관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이승현 변호사, 이동건 전국아동보호전문기관 협회장 등은 과천정부청사에서 참석했으며, 정부세종청사에서는 전해철 행안부 장관, 서보학 경희대 교수, 최상한 자치분권위 부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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