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맥주 회동했다지만..갈길 먼 안철수·오세훈의 단일화
야권 서울시장 후보인 안철수‧오세훈 후보가 7일 밤 처음 만나 맥주잔을 기울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이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만남을 제안하면서 오후 8시 반부터 강남의 모처에서 90분가량 단 둘이 머리를 맞댔다. 양측 모두 "신뢰를 쌓는 자리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 단일화까지의 과정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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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조직력 vs. 인지도…여론조사 방식 이견
열흘 앞으로 다가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일(18~19일)을 고려하면 시간이 많지 않다. 양쪽은 “시간이 많지 않다. 다음 주 초에 여론조사를 하려면 당장 오늘부터 실무팀을 가동해야 한다”(안철수), “가급적 후보 등록일 전에 (단일화를)하는 게 바람직하다”(오세훈)이라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다만 방식을 놓고선 이견이 있다. 당장 안 후보 측은 100% 시민 여론조사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조직력에서 밀리는 만큼 현재 우세한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신속하게 단일화 경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안 후보 측의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금태섭 전 의원과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100% 여론조사를 했고, 국민의힘도 지금껏 100% 여론조사로 후보를 뽑았다. 그걸 지금 와서 변경할 만한 중대한 사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에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을 선거인단으로 꾸리는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제)’ 방식 등도 모색하고 있다. 선거인단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당 조직력이 결집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국민의힘은 기대한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다양한 방식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중요한 건 실무 협상에서 정해질 것”이라면서도 “안 후보도 과거에 주장해왔던 건데, 오픈프라이머리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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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기호 2번은 탈당요구?…양측 “논의 주제 아냐”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기호 몇 번을 달고 본선을 치를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의석수에 따라 투표용지에서 국민의힘 후보는 기호 2번을, 국민의당 후보는 기호 4번을 달게 된다. 국민의힘 측에선 “야권 단일후보는 당연히 2번을 달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안 후보 측은 “기호 2번은 탈당요구다. 논의 주제 자체가 아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태규 의원은 “서로 다른 정당의 후보들이 합의한 방식으로 단일후보를 뽑으면 그 후보를 중심으로 선거를 합동 지원해야 한다. 2번이냐 4번이냐는 논의주제 자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진다는 걸 가정으로 굳이 기호 논쟁을 벌일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여론조사상 오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인 오 후보가 당선될 거라고 확신을 갖고 있다”며 “기호 문제는 이야기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양 측은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하기 위해 양측에서 각각 3명 정도 씩이 참여하는 실무협상단을 꾸리기로 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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