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후 감염.."백신 맞아도 감염 가능, 방역수칙 지켜야"

백신 접종한 의료진 3명 감염 확인
면역 형성 전 노출 또는 접종 전 이미 감염 가능성
전문가 "백신 한번 맞았다고 100% 예방 아냐"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업무를 하는 119구급대원 514명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순차 접종한다고 8일 밝혔다. 지난 6일 달성소방서 119구급대원을 시작으로 이달 안에 1차 접종이 완료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8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된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뒤 확진된 사례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접종자가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도 백신 접종 후 감염자는 계속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맞았다고 100% 예방 효과가 생기는 것이 아니므로 접종 후에도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국립중앙의료원(NMC) 간호사 2명과 또 다른 의료진 1명이 백신 접종 후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지원팀장은 8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파악된 3명의 감염 경로에 대해 “접종 뒤 면역이 형성되기 전 감염원에 노출돼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고, 접종 전에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앞서 보고된 사례와 근거를 기반으로 봤을 때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화이자 백신을 맞은 간호사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2명은 모두 코로나19 경증환자가 입원해 있는 병동에서 근무해 왔다. 최초 확진된 간호사는 이달 5일 발열 증상이 있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다음 날인 6일 확진됐다. 이후 이 확진 간호사와 같은 병동에서 일하는 40여 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간호사 1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현재 의료기관 내 감염 여부를 비롯해 이들 간호사의 정확한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일단 국립중앙의료원내 백신 접종센터와는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나머지 1명 역시 의료진이지만 구체적인 신원이나 접종한 백신의 종류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 팀장은 접종 뒤 확진 사례가 3명 외에도 더 있을 가능성과 관련해 “지역사회 유행 상황과 백신접종 이후 시간이 얼마 경과하지 않은 것 등을 고려하면 이런 유사한 사례가 종종 신고될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백신 접종 후에도 감염된 사례가 나오면서 전문가는 백신 접종 후에도 기존처럼 방역수칙은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맞고 나서 항체가 생기기까지는 10일 정도가 걸린다”며 “예방효과가 90% 이상 높은 화이자 백신도 2차 접종까지 맞았을 때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차 접종만으로는 완전한 항체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더구나 화이자 백신보다 예방효과가 낮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에서는 접종 후 감염자가 계속 나올 것”이라며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에 안 걸릴거라는 착각을 하는 것 같다. 접종 후에도 마스크 쓰고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