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당 7회 접종할 방법 찾았다" K주사기 없는 일본 묘책
피하주사용으로 백신용 주사보다 바늘 짧아
"동양인, 서양인보다 피하지방 얇아 주사 가능"
백신 부족 시달리는 日 당국도 용인 분위기
일본의 한 병원이 인슐린용 주사기를 이용해 코로나19 백신 투여 횟수를 늘리자는 제안을 했다. 이 경우 화이자 백신 한 병당 접종 횟수를 현재 5회에서 7회로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백신 공급 부족에 고심하고 있는 일본 정부도 이 방식을 받아들이겠다는 분위기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교토부(京都府) 우지(宇治)시 소재 우지토쿠슈카이(德洲會) 병원은 당뇨병 환자에게 사용하는 인슐린용 주사기를 쓰면 화이자 백신의 병당 접종 횟수를 7회까지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백신 접종 가능 인원을 40% 늘릴 획기적인 방법”이라며 이를 소개했다.
당초 화이자 백신 1 바이알(병) 당 접종 권장 인원은 5명이었다. 하지만 잔여물을 최소화하는 특수 주사기를 사용하면 6명도 맞을 수 있다는 게 미 식품의약국(FDA)의 판단이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특수 주사기를 미리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백신 공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정부의 준비 부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컸다.
다급한 일본 정부는 인슐린 주사기 사용을 배제하진 않겠다는 분위기다.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후생노동상은 9일 “(인슐린용 주사는) 피하 주사로 바늘이 짧아 사용에 제한이 있다”면서도 “검사를 통해 근육까지 바늘이 닿는다면 의료 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걸 부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피하주사에 사용하는 인슐린용 주사기의 바늘 길이는 백신용 근육 주사에 사용되는 제품의 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를 제안한 병원 측은 “일본인의 경우 서양인보다 피하지방이 얇아 인슐린용 주사기로도 근육주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병원에선 초음파 검사로 피하지방의 두께를 확인한 후 인슐린용 주사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산케이 신문은 전했다.
백신 접종을 책임지고 있는 고노 다로(河野太郎) 행정개혁담당상도 이날 인슐린용 주사기 사용에 대해 “이런 창의적인 연구를 계속해달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인슐린용 주사기가) 여유분이 있다면 조달도 생각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에선 국내 업체가 개발한 ‘최소 잔여형 주사기’(Low Dead Space ·LDS)가 백신의 한 병당 접종 횟수를 1~2명 더 늘려, 각각 화이자는 7명에게, 아스트라제네카는 11~12명에게 맞힐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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