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與 국회의원 어머니도 광명 땅 매입.."처분하겠다"

김민우 기자 입력 2021. 3. 9. 18:51 수정 2021. 3. 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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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어머니가 지분투자한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산42번지/사진=김민우 기자

여당 국회의원의 어머니도 2019년 8월 광명 신도시 일대의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3기 신도시 개발과 광명동굴 주변 도시개발사업 정보를 사전에 알고 투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의원과 보좌진과 가족들에 대한 투기의혹이 밝혀질 경우 제명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9일 머니투데이가 국회고위공직자 재산변동신고서를 토대로 광명과 시흥 신도시에 대한 투자 여부를 전수조사한 결과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의 어머니 이모씨가 2019년 8월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산42번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학동은 지난달 24일 광명시 광명동, 옥길동, 노온사동,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금이동과 함께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곳이다. 다만 이씨가 매입한 가학동 산 42번지 일대 17만평( 55만7535㎡)는 LH가 개발하는 신도시에 묶여 있지는 않다. 광명동굴 주변 도시개발사업 지역으로 별도 지정돼 LH가 아닌 광명시와 민간사업자가 자체적으로 개발한다.

광명시는 이 일대를 관광용지(3만2000평), 상업용지(2만2300평), 주거용지(3만6100평), 근생용지(5000평) 등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 씨가 매입한 가학동 산 42번지는 토지용계획상 공공주택지구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양이원영 의원/사진=뉴스1


이씨가 토지를 매입한 시점은 광명동굴 주변 도시개발사업 모집공고(2019년 4월) 이후다. 하지만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해제지역 관리를 위한 특별관리지역 관리계획'상 광명동굴 주변 도시개발사업이 실제 반영된 것은 2020년 1월이다.

국토부와 광명시는 지난해 1월에야 가학동 산42번지를 비롯한 가학동 10번지 일대를 광명동굴 주변도시개발사업으로 지정하고 제4차국토종합계획,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 도시기본계획 등 상위계획에 해당사업을 반영키로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씨가 사전에 개발정보를 알고 투자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가학동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가학동 일대는 광명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테크노밸리) 지정, 안산선 학온역 개통 등 개발호재가 원래부터 많은 곳"이라면서도 "다만 전(밭)이나 답(논)이 아닌 산은 규모가 크고 개발이 어려워서 사실상 일반 투자자들은 막연한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만으로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다나기자

A씨는 "특히 광명동굴 일대 개발은 2011년부터 추진되던 사업인데 그것만 보고 들어갔다가 평생동안 안 팔릴 수도 있는 땅이 될 수 있는데 누가 사려고 하겠냐"며 "부동산 회사에서 산의 지분을 쪼개고 인근 필지의 지분까지 함께 공유하도록 한 방식은 전형적인 기획부동산의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가 매입한 가학동 산42번지는 소유주만 159명에 달한다. 이 씨는 가학동 산42번지 전체 9421㎡(약 2850평) 중 66㎡(약 20평)를 D부동산투자회사로부터 지분공유 형태로 매입했다. 특히 등기부등본을 보면 이 씨가 D회사로부터 42번지의 지분을 이전 받았지만 해당 지분은 가학동 산44-1번지와 가학동 산38-1번지의 토지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가 산 땅은 평수로는 20평에 불과하지만 3개 필지, 3만8642㎡(1만16989평)의 땅에 조금씩 나눠져 있다는 의미다. 인근 B부동산 관계자는 "전형적인 알박기 수법"이라고 말했다.

양이 의원은 국회 고위공직자 재산신고시 매입가액을 실제거래가보다 축소신고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등기부등본상 이 씨는 가학동 산42번지를 1900만4000원에 매입한 것으로 나오지만 양이 의원은 재산신고시 299만8000원을 재산가액으로 신고했다.

이 씨는 특히 광명시 가학동 이외에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도두리(3271㎡ 중 33㎡) △평택시 포승읍 신영리(1323㎡ 중 82㎡) △평택시 현덕면 장수리(1506㎡ 중 67㎡, 968㎡ 중 79.5㎡) △화성시 향남읍 방축리(8440㎡ 중 66㎡) △이천시 대월면 대흥리(5491㎡ 중 264㎡)에도 10~90평 규모의 지분투자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택시 팽성읍 도두리 인근 C부동산 관계자는 "도두리를 포함해 인근에 도시개발계획이 세워진다는 얘기가 있었고 시에서 타당성 검토에 돌입하면서 토지거래가 활발해진 곳"이라며 "해당 토지는 개발지는 아니고 인접지이지만 개발 호재때문에 2018년 평당 40만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55만원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평택시 현덕면 장수리 인근 D부동산 관계자는 "장수리는 2016년 황해자유구역(현덕지구) 개발계획이 승인되면서 2017년부터 서울의 기획부동산이 몰려왔다"며 "이 씨가 매입한 토지 모두 개발지역 내에 포함된 토지"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2000년과 2001년 사이에는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리에 산 3306㎡(1000평), 정선군 남면 유평리에 1250㎡(400평), 강원도 태백시 화전동에 3306㎡(1000평)의 토지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 시기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한창이던 때다.

이에 대해 양이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토지는 3기 신도시 지정부지에서 빠져서 당에 그렇게 소명했다"며 "투자 시점이 (양이 의원이) 시민단체에서 활동할 때여서 사전 개발정보를 알 수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고 어머니의 투자 자체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어머니가 혼자 지내시다보니 주변의 투자권유를 받고 기획부동산에 투자를 한 것 같다"며 "해당 부동산은 어머니와 상의해 처분하는 쪽으로 했다"고 말했다.

재산가액을 낮춰 신고한 것에 대해서는 "실거래가와 공시지가 중 공시지가로 등록한 것"이라며 "축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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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minuk@,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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