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다리 하중 40톤인데..야밤에 몰래 옮긴 '197톤' 변압기

방준원 2021. 3. 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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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이나 하천을 건너는 다리에는 각각 설계 하중이 정해져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서 지날 수 있는 무게를 제한해 놓은 건데, 화물을 실은 차량의 무게가 이 하중을 넘는 경우에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관리 감독 하에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하지만 이걸 피해서 한밤중에 수백 톤 무게의 화물차들이 남한강을 건너는 모습이 KBS 취재진에 포착됐습니다.

현장K, 방준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적이 드문 밤,

커다란 화물을 실은 차들이 다리를 건넙니다.

다리를 건넌 차량은 모두 석 대.

취재진은 날이 밝은 뒤 인근에 주차돼 있던 해당 화물차들을 발견했습니다.

화물차에는 성인 키의 서너 배 정도 되는 변압기가 실려 있습니다.

[운송 관계자/음성변조 : "오늘 새벽에 도착했어요. 변압기라고 알고 있어요. (발전소에 들어가는 거요?) 예, 화력발전소."]

이 변압기는 SK건설이 여주시에 건설 중인 화력발전소에 들어가는 설비인데 차량과 합한 무게가 197톤이나 됩니다.

그런데 밤사이 이 화물차가 건넌 이포대교의 설계 하중은 43톤에 불과합니다.

설계 하중의 다섯 배 가까이 되는 무게로 다리를 건넌 겁니다.

알고 보니 이 업체는 변압기를 강으로 옮기는 조건으로 시청 허가를 받았습니다.

규정대로라면 해당 업체는 다리를 통해서가 아니라 강에다가 배를 띄워 변압기를 옮겨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밤사이 몰래 차량에 실어 다리를 건넌 겁니다.

[운송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하천 점용 (허가)에 대한 부분이 늦어지면서, 변압기 (배송)에 대한 부분은 (이미) 출발을 해버렸기 때문에…."]

여주시청은 KBS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사태를 파악했습니다.

[여주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업체가 일단 (이포대교를 지난 건) 잘못한 건 맞고요. 법률 검토를 해봐가지고 어떻게 처리할지 한 번..."]

해당 운송업체는 지지대 설치를 조건으로 여주시의 허가를 받아 또 다른 교량도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화물차들이 지나간 교량 지지대의 절반은 아랫부분이 휘어졌습니다.

여주시청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여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천서교 밑에 그거 보강재 한 번 보셨나요? 휘어져 있었는데요.) 원래 보강재 놓는 이유가 교량 대신 휘으라고 갖다 놓는 거예요. (이상이 없는 건가요?) 네."]

하지만 전문가의 말은 다릅니다.

[김상효/교수/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 "제대로 된 지지대였다면 중차량이 지나간 이후에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야 될 겁니다. (지지대가) 중차량이 지나간 순간에 변형이 되면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판단이 되기 때문에 지금 그 교량이 홀로 중차량의 중량을 받았다면 손상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기도 건설본부는 이포대교에 대해 정밀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현장K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

방준원 기자 (pcb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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