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년간 154조 투자..반도체 '슈퍼사이클' 타고 더 늘린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시설 투자에 38조5000억원, 연구개발(R&D)에 21조20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생산시설과 R&D에 투자한 규모는 154조5600억원이었다. 특히 올해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이 기대되면서 투자 규모를 더 늘릴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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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비 21.2조, 사상 최다
10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시설투자액은 총 38조4969억원이었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29조3986억원, 26조8948억원을 투자했던 것과 비교하면 1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정점을 찍었던 2017년 43조40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연구개발비로는 역대 최고액인 21조2292억원을 썼다.
시설 투자비 중 85%에 이르는 32조8915억원은 반도체 사업에 투입했다. 첨단 공정으로 전환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에서 극자외선(EUV) 기반 공정을 도입하고 증설하면서 투자비가 늘어났다. 파운드리 사업의 EUV 5나노 공정 등 반도체 호황기를 앞두고 선제 투자를 한 것이다.
디스플레이에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생산능력(DAPA) 확대와 중소형 신기술 공정을 중심으로 투자비가 늘었다. 총 3조8895억원을 투자했다. 기타 시설에는 1조7159억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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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4200명 늘어나 11만 명 육박
시설 투자가 늘면서 일자리도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국내 직원은 10만9490명이었다. 2019년 말 10만5257명에서 4233명 증가했다.
특히 R&D 투자 확대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만 21조2292억원을 쏟아부었다. 전체 매출의 9%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17년 7%에서 2018년 7.7%, 2019년 8.8%로 꾸준히 증가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 투자로 국내 특허 6648건, 미국 특허 8520건을 취득했다. 대다수는 스마트폰과 스마트TV·반도체 관련 특허다. 이 회사가 보유한 특허는 전 세계에 19만7749건(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최근 3년(2018~2020년)간 시설투자와 R&D를 더하면 모두 154조5591억원이었다. 삼성은 앞서 2018년 8월 ‘경제 활성화 3개년 대책’을 통해 인공지능(AI), 바이오,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부품 등 4대 분야에 3년간 180조원(국내 13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4만 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154조원 이상을 투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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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美 반도체공장에 19조 투자”
삼성전자는 올해도 메모리·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선단 공정 증설·전환 및 인프라 투자, 디스플레이 패널(DP) 증설 투자 등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D램 투자를 확대한다. 당초 평택2공장에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3만 장 규모의 설비를 추가할 예정이었는데, 이 물량을 4만 장으로 늘렸다.
파운드리 설비 투자도 늘린다. 평택2공장에 구축하는 5나노미터(㎚) 파운드리 라인 규모를 기존 2만8000장에서 4만3000장으로 늘렸다. EUV 노광 장비도 이 파운드리 라인에 배치해 급증하는 파운드리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안2공장의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에도 업계에서 예상했던 5만 장에서 크게 늘어난 8만 장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오스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착공은 올 하반기, 양산 시점은 2023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금은 170억 달러(약 19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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