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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홍신 "행복은 아주 소소한 것..밥 먹다가도 느닷없이 느낀다"

이지영 입력 2021. 03. 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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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마음 연습법 『자박자박 걸어요』 출간
김홍신 소설가. [중앙포토]

소설가 김홍신(74)이 새 책을 냈다. 행복해지는 마음 연습법을 담은 산문집 『자박자박 걸어요』(해냄)다. 그는 『인간시장』『대발해』『단 한 번의 사랑』등 장편소설뿐 아니라 『인생사용설명서』『하루사용설명서』『인생을 맛있게 사는 지혜』등 삶을 이야기하는 에세이들도 꾸준히 펴내온 작가다. “인간은 저절로 행복해지지 않는다.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그를 10일 전화로 만났다.

Q : 왜 저절로 행복해지지 않나.
A : A : “너무 두뇌가 뛰어나서다. 생각이 많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특히 남과 나를 견주어보는 ‘비교법’이 문제다. 나 역시 누가 나보다 유명해지면 나도 모르게 질투심이 생긴다. 나빠서가 아니라 본능이다. 그래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는 책에서 ‘행복’을 여러 문장으로 풀었다.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긍정적인 기쁨을 자주 느끼는 것이 행복” “행복의 요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고 또 사람이 만드는 관계” “행복은 불행과 고통과 좌절을 딛고 와야 충만해진다” 등이다. “마음 무겁게 하는 일은 빨리 잊어라” “소박한 낭만을 즐겨라” 등 행복해지는 비법도 여럿이다. “자박자박 한눈팔며 살아보라”는 것도 그 중 하나다. 그는 ‘한눈판다’에 대해 “나쁜 짓을 하라는 게 아니라 남의 눈의 의식해 너무 조심스럽게 살지 말고 자유로워지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유머 감각도 행복을 위해 그가 강조한 요소다. 친구인 신재용 한의사와 함께 의료봉사단체 ‘동의난달’을 만들어 40여 년 동안 활동해온 그는 “시골에 봉사활동을 갈 때마다 말 많고 잘 웃고 장난기 많은 노인들이 건강하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Q : 행복이란 게 도대체 뭔가.
A : A : “행복은 아주 소소한 것이다. 밥에 김을 말아 먹다가 느닷없이 맛있는 순간,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 순간, 평소 못 먹던 고급와인을 마시며 ‘와, 이 맛이야’를 느끼는 순간. 그 짧은 순간이 행복이다. 인간은 거창하고 큰 행복이 오면 동시에 겁을 먹고 불안감을 느낀다. 그 순간 행복은 깨져버린다.”

김홍신 산문집 『자박자박 걸어요』. [사진 해냄]

Q : 삶의 스트레스는 어떻게 극복하나.
A : A : “인생에 고통ㆍ좌절ㆍ걱정ㆍ충격ㆍ미움ㆍ질투ㆍ시샘 등이 없을 순 없다. 이런 게 꼭 나쁘기만 한 건 아니다. 생존을 도와주는 자극제가 되고, 견디고 즐기다보면 단단한 성취감이 찾아온다.”

Q :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길어지면서 우울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A : A : “나 역시 1년 3개월 동안 벌이가 싹 없어졌다. (수입 면에서) 제일 중요한 게 강연인데 다 취소됐다. 하지만 이점도 있다. 사람들 만날 일이 적어 염색을 안해도 된다는 것이다. 또 태어나 처음으로 ‘남자’가 그리워졌다. 친구들을 못 만나니 ‘남자도 이렇게 그리운 존재구나’란 생각이 들더라(웃음). 행복이 내 바로 옆에 있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아도 또 다른 역병이 닥칠지 모른다. 그럴수록 가까운 존재, 소소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스스로 위로받을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Q : 오늘은 언제 행복했나.
A : A : “책을 읽다 ‘절대적 사랑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문장을 봤다.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책에서 좋은 문장을 발견했을 때 행복감을 느낀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108배를 하며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데 그 때도 행복하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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