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원인, 국내 연구진이 찾았다..치료법 개발 탄력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뇌 특이 체성 유전변이 분석 파이프라인. /자료=카이스트

국내 연구진이 명확하게 밝혀진 적 없던 조현병 발병원인을 찾아냈다. 조현병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카이스트(KAIST)는 11일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리 의학 연구원 김상현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후천적으로 발생한 뇌 특이적 체성 유전변이가 조현병(옛 정신분열증) 발병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체성(體性) 유전변이는 일반적인 유전변이를 일컫는 생식 유전변이와 달리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유전변이다. 발생시기에 따라 몸 전체에 존재하기도 하고, 특정 조직에만 존재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환자의 말초조직인 혈액이나 침에서 돌연변이 연구를 진행한 기존 연구들과 달리 환자 뇌에서만 존재하는 체성 유전변이를 집중 관찰했다. 체성 유전변이가 특정 조직에서만 존재하는 경우 혈액이나 침에서 검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조현병 환자 27명의 사후 뇌 조직을 '전장 엑솜 유전체 서열' 기법(DNA 중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엑솜 영역의 염기서열 분석)으로 분석한 결과 환자들의 뇌에서 뇌 특이 체성 유전변이가 발견됐다.

이같은 유전변이는 뇌 신경 정보 교환과 신경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상에 주로 분포했다. 뇌 특이 체성 유전변이가 뇌의 신경회로를 망가뜨려 조현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논문 주저자인 김명희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박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지만, 원인이 분명하지 않아 배척돼 온 조현병의 원인 규명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다"며 "조현병의 발병 원인이 더 분명해져 환자뿐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까지 질병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카이스트 교원 창업 기업인 소바젠과 뇌 체성 돌연변이 연관 조현병 환자 진단과 치료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내용은 정신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생물 정신의학회지'(Biological Psychiatry)에 3월 9일자로 게재됐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김명희 박사. /사진=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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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기자 doremi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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