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마초 합법화 눈앞..세계 최대 시장 된다
카르텔 마약 범죄 예방 의도
'대기업 독점 우려' 반대도
[경향신문]
기호용 대마초 소지 합법화 법안이 멕시코 하원에서 통과됐다. 해당 법안이 상원에서 최종 가결되면 멕시코는 ‘세계 최대 대마초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 하원은 10일(현지시간)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를 위한 대마초 규제법안을 찬성 316표, 반대 129표, 기권 23표로 가결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법안은 만 18세 이상 성인이라면 대마초 소지는 물론 정부 허가를 통해 재배, 가공, 판매, 연구, 수출입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마초는 1인당 28g까지 소지 가능하며, 개인이 사용할 목적이면 최대 6그루의 대마초를 재배할 수 있다.
법안은 상원 표결 절차를 남기고 있다. 128명 중 친여 정당 소속이 70명 이상인 상원에서 해당 법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여당 국가재건운동(모레나)은 암시장에서 이뤄지는 대마초 거래를 양지로 끌어내 카르텔의 마약 관련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의도로 이 법안을 발의했다.
기호용 대마초 소지가 합법화되면 인구 1억2600만명의 멕시코는 세계 최대 대마초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국적 대마초 관련 회사들도 멕시코 시장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를 반기지 않는 시민들도 있다. 멕시코 언론 엘피난시에로가 지난해 7월 멕시코 성인 4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58%가 ‘법적으로 대마초 소지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대마초 중독자가 늘어날 수 있으며, 대기업이 대마초 사업에 뛰어들면 소규모 대마초 농장을 운영하는 농부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마초 거래 양지화’가 카르텔 범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마초를 합법화한 미국 일부 주에서 활동하는 카르텔은 대마초 대신 필로폰 등 다른 마약 산업에 뛰어들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현재까지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곳은 우루과이와 캐나다, 콜로라도·뉴저지 등 미국 15개주 등이다. 멕시코는 2017년 의료용 대마초를 합법화했으며 이듬해 대법원이 기호용 대마초도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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