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LH사태에 비상 걸렸다, 대통령·총리·여당 연일 강경메시지

김진석, 이석희 2021. 3. 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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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쇼] 보궐선거 앞두고 초대형 악재 진화 부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파문'으로 여권이 비상이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4·7 보궐선거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정부와 여당은 연일 강경 방침을 내놓으며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커지는 위기감에 대응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3일 "전수조사하라"

지난 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참여연대와 함께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LH 직원들이 경기 광명시흥 지구 3기 신도시 발표 전 100억원대 토지를 매입했다는 것이다.

하루 만에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3일 문재인 대통령은 "총리실 지휘하에 국토교통부와 LH 직원들의 토지 거래를 전수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집 없는 서민의 절망은 커질 수밖에 없고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 흔들릴 것"이라며 "신속히 조사해야 하고 필요하면 수사를 통해서라도 투기 가담자들을 철저히 색출해 엄단해야 마땅하다"며 단호한 방침을 내비쳤다.


4일 "뿌리 깊은 부패 인지 규명"


다음 날인 4일 문 대통령은 해당 의혹이 "일부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었는지 뿌리 깊은 부패 구조에 기인한 것인지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토부와 LH 전 직원에 대한 조사를 2주 내로 끝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는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5일 "청와대 직원·가족 전수조사"


문 대통령은 5일 즉각 "청와대 전 직원 및 가족들의 해당 지역 토지 거래 여부를 신속히 전수조사하라"고 지시하며 투기 의혹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가 어려워 수사력이 저하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자 이에 대해서도 즉각 대응했다.

8일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놓고 "검찰과 경찰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한 첫 사건"이라며 "국가가 가진 모든 행정력과 수사력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고위전략회의가 끝난 뒤 "투기자가 나온다면 '호적을 판다'는 각오로 영구제명 등 당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8일 "비리행위자 패가망신 시켜야"

8일 정 총리는 "사생결단의 각오로 파헤쳐 비리행위자를 패가망신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관계 기관이 참여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차명 거래 등 불법 투기행위를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을 정부서울청사 집무실로 불러 '부동산 투기 특별수사단 운영 방안'을 보고받으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9일 "모든 역량 모아 대처"


9일 정 총리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범정부적으로 모든 역량을 모아 대처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국가수사본부 내에 금융위원회, 국세청이 참여하는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LH 사장으로 재직했던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이날 "공공 택지 등에 땅 투기를 하는 경우 토지 몰수, 차익 환수를 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만들어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창흠 책임론'도 나왔다. 박수현 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은 변 장관을 향해 "이렇게 된 책임을 지고 조만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검경 유기적 협력 필요"

정 총리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관계 기관 회의를 소집해 검경 간 유기적 수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이 "검경 간 유기적 협력이 필요한 첫 사건"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회의에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3월 중으로 투기를 한 공무원이나 공공 기관 직원을 최대 파면까지 가능케 하는 중징계 제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11일 "절대 용서 안해"

정 총리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가 LH 직원 투기 의혹과 관련 합동 조사에 나선 가운데 기존 13명에 추가 7명 포함, 총 20명의 직원이 투기 의심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 총리는 "토지 거래는 주로 광명시흥 지구에 집중됐으며, 다른 3기 신도시 지구에도 투기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국민의 꿈과 희망을 악용해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운 공기업과 공무원들의 범죄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청와대는 LH 투기 혐의와 관련해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본인, 배우자, 직계존비속 조사 결과 투기로 의심될 만한 거래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차로 비서관급 이상 고위직 본인 배우자 및 직계가족 368명의 토지 거래 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부동산 투기로 의심할 만한 거래는 아예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는 3기 신도시 6곳과 대규모 택지 2곳 등 8곳에 지정일로부터 5년 전 내역이 적용됐다. 그러나 전직이나 처남 같은 배우자의 직계가족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11일 "국회의원 전수조사하자"

민주당은 11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최근 여당 의원들이 개발 호재가 예상되는 지역에 부동산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자, 투기 조사 대상을 야당까지 넓혀 진상을 파악해 보자는 취지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아랫물을 청소하려면 윗물부터 정화해야 한다"며 "국회의원,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부동산 소유 및 거래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자"고 말했다. 이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00명 다 해 보자"며 "공직자는 주변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이 정보를 취득해 투기 활동을 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응수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부동산 투기는 개발 정보를 가진 지방자치단체장·의원들이 했을 가능성이 높고, 민주당이 이들 대다수를 보유하고 있어 본인들부터 전수조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국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한 지방정부에서 여당 인사들의 비위 의혹이 더 많이 드러날 것이라는 의미다.

[김진석 인턴기자/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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