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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종부세 들불'..성난 부동산 민심 폭발하나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입력 2021. 03. 14. 17:49 수정 2021. 03. 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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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 급등에 따른 '벼락 거지(갑자기 거지 신세가 된 무주택자)' 증후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으로 악화한 부동산 민심이 종합부동산세 급증으로 들불처럼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미 종부세 대상인 1주택자가 종로·마포·성동 등 서울 전역으로 확대된 상태에서 아파트 값 급등으로 공시가격 9억 원 초과 지역이 서울 강북과 부산·대구·세종 등 전방위로 넓어질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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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율 인상 속 공시가 조만간 확정
반포자이 보유세 2년 만에 2배 늘어
서울·부산 등 '9억 초과' 대거 확산
1주택 대상자 늘며 조세저항 커질듯
14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경제]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 급등에 따른 ‘벼락 거지(갑자기 거지 신세가 된 무주택자)’ 증후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으로 악화한 부동산 민심이 종합부동산세 급증으로 들불처럼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차치하더라도 서울을 중심으로 1주택자까지 대거 종부세 대상이 돼 ‘조세 저항’마저 우려된다.

서울경제가 14일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과 조사·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 반포자이(전용면적 84㎡) 1주택자의 보유세(종부세+재산세)는 지난 2019년 740만 원에서 2020년 1,106만 원에 이어 올해 1,679만 5,600원으로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서울 아크로리버파크(전용면적 84.97㎡)의 경우 같은 기간 908만 원에서 2,109만 원으로 역시 상승률이 두 배를 넘는다. 종부세 시뮬레이션은 올해 반영되는 세율에 연령 및 장기 보유 공제가 없다는 전제가 적용됐고 공시가격 상승률은 각각 3.78%와 8.0%를 대입했다.

올해 종부세 부과 금액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1주택자를 포함해 2주택 이하는 종부세율이 0.5~2.7%에서 0.6~3.0%로 높아졌고 조정대상지역 및 3주택 이상은 0.6~3.2%에서 1.2~6.0%로 크게 오른다. 또 공시가격에 곱해 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지난해 90%에서 95%로 상향된다.

여기에 집값 급등과 공시가 현실화율 상향에 따른 공시가격 상승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공동주택의 공시가 현실화 수준은 69.0%로 정부는 현실화율을 매년 평균 3%포인트씩 올려 오는 2030년에 90%로 만든다는 방침을 정했다. 종부세 기준인 공시가 9억 원의 경우 지난해 시세가 13억 원이라면 올해는 12억 5,000만 원 선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종부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이미 정해졌지만 공동주택 공시가는 이달 중 확정된다. 종부세 부과 기준일은 오는 6월 1일이지만 공시가격이 결정되면 사실상 종부세 폭탄이 곧장 터지게 되는 셈이다. 우 팀장은 “지난해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평균 14% 넘게 상승했는데 올해는 15%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미 종부세 대상인 1주택자가 종로·마포·성동 등 서울 전역으로 확대된 상태에서 아파트 값 급등으로 공시가격 9억 원 초과 지역이 서울 강북과 부산·대구·세종 등 전방위로 넓어질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경우 올해는 20평대까지 종부세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의 결과가 종부세 고지서로 돌아오는 것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빠르게 집값이 올라 새로 종부세 대상에 편입될 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나오면 주민들의 불만은 끓어오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달 국회 조세소위에서 여야 모두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정부가 부정적 입장을 고수한 데 대한 1주택자들의 반발도 터져 나오고 있다. 주택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살 집 한 채를 가진 거주자에게까지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가 지나치다는 불만이다. 정치권에서 주기적으로 실수요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 완화를 약속했지만 1주택자마저 세금 부담이 늘면서 정부의 종부세 수입은 지난해 3조 6,006억 원으로 전년보다 34.8% 급증한 데 이어 올해 5조 1,138억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부동산 규제 역풍으로 지난해 집값상승률은 5.36%로 9년 만에 가장 높았고, 임대차 3법의 영향으로 전셋값도 5년 만에 최대 상승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에다 신용대출 등 ‘부동산 영끌’ 광풍이 일어난 배경이다. 최근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매물도 조금씩 쌓여가고 있다고는 해도 정부의 주택 정책을 믿었다가 ‘벼락 거지’ 신세가 됐다는 불만에 더해 최근 하나씩 드러나는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맹탕·셀프 조사’라는 부정적 민심 속에 2·4 대책에 따른 총 83만 가구 공급 일정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향후 시장에 어떻게 불똥을 튈지도 주목된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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