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꺼낸 "한일해저터널 검토", 일본 입장은

김광욱 2021. 3. 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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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의 세계 (16) - 한일해저터널을 둘러싼, 오래된 공방

[김광욱 기자]

4월 부산지방선거와 관련해, 제1야당 국민의힘으로부터 한일해저터널의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가덕도 신공항의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관련 기사]
김종인발 한일해저터널, 부산에선 실효성 논란 http://omn.kr/1rx9i
"일본만 이익... 김종인 '한일해저터널' 철회하라" http://omn.kr/1rxgg

이에 대한 일본의 반응은 차가웠는데, 한일 간의 해저터널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정리해 본 다음, 일본의 입장과 일부 혐한론자들의 지적을 살펴보도록 한다.

한국에서 한일해저터널 나온 배경 
 
 한일해저터널 BDI(부산연구원) 측이 조사한 안. 최소 수십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한다.
ⓒ BDI
 
한국에서 한일터널을 주장한 배경에는, 주장하는 이들이 이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동북아정세의 안정을 꾀하고, 한반도 통일과도 연계시킬 수 있는 사업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일해저터널이 구체화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TCR(중국횡단철도), TSR(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계된 경제적 이해관계는 한반도 종단철도(TKR)와도 연결사업을 추진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는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속에서 북한 경제의 부흥과 개발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미일 공조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본이 뚜렷하게 반대할 이견을 내세우지는 않으리라고 예상되지만, 단, 한일 간의 높은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에 비해 혐한론자들의 불만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러한 논의가 제안된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다. 한일 간의 터널은 한국 만의 구상과 추진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상대측 일본과도 협의를 거쳐야 되는 사업인데, 마치 한국에서 결정하면 가능하다는 듯한 보도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도 영향이 있지만, 일본에서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종합하면, 한국 측에서 일본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섭섭함이다.

물론 한국 측의 언급,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자의 발언에도 한국 결정만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이 아니라고 하면서, 아직 공론화되지 않았음을 강조하고 있다. 혐한론자들의 의견을 포함하여 정리하면, 아직 뚜렷한 반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8일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주목할 만한 비교로 해저터널 비용이 100조 원을 예상하고 있는 데 비해 남북고속철도사업 비용은 15조 원이라는 수치가 제시되었다. 즉, 막대한 비용을 드는 한일 간의 해저터널 공사를 남북철도사업과 비교하면서 어느 쪽을 우선해야 하는지 시급성을 묻고 있다. 남북관계개선에도 애를 먹고 있는데, 한일해저터널이라는 제안이 너무 성급하지 않았는가라고 필요한 비용을 제시하면서 주장하고 있다.

한일해저터널에 대해서는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서 이미 그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2011년 이명박 정부의 국토해양부 조사에서 한중터널과 한일터널에 모두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당마다 추구하는 방향 달라... 국민의힘은 한일, 민주당은 남북에 초점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형준 전 의원(왼쪽)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당 점퍼를 입고 있다. 오른쪽은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
ⓒ 공동취재사진
 
올해 4월 지방선거와 관련해 한일관계와 남북관계 중에서 한국 정당들이 어느 방향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나타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남북관계의 개선에, 야당인 국민의힘은 한일관계의 개선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지지층에 호소하고 있다.

또한 한일터널구상에 대해 여당으로부터 일본에만 유리한 사업이라는 지적에 대해, 일본 혐한론자는 여야 간의 정책경쟁을 지적하면서, 야당의 구상에 '친일프레임'을 씌우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이미 일본 측에서는 1917년과 1930년, 1942년 등 여러 차례 한일해저터널 구상에 관한 조사와 발표가 있었다. 이러한 구상은 규슈를 기점으로 하여 동남아시아 베트남과 태국을 잇는 광범위한 사업 구상이었다. 당시, 일본의 세력범위를 염두에 두면서 한일해저터널을 통해 한반도와 아시아대륙을 연결시키기 위한 계획이었다.

해방 후 1981년 한국 통일교에서 전 세계에 고속도로망을 건설한다면서 한일터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듬해 1982년에는 한일터널을 추진하는 단체로 국제고속도로 건설사업단이 설립되었다. 1985년에는 실제로 사가현 가라쯔에서 착공하여 470m 정도 굴삭을 시도하기도 했다. 공사재개를 위해서는 한일관계의 개선과 높은 수준의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한일 간의 합의가 이루어져 순조롭게 공사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구상은 한일 간의 터널에서 마치는 것이 아니다. 한반도 전체와 동남아국가, 유럽 등을 연결시키는 철도와 고속도로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막대한 비용으로 건설한 한일터널이 한국에서 멈춘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게 일본 측 논리라고 추론할 수 있다.

혐한론자들 불만은 그 이전에 한국의 분위기에 주목하고 있다.

4월 지방보궐선거에서 대통령과 한국 여당의 지지율이 낮아져가는 가운데, 야당이 그러한 기회를 이용하지 못하고 한일터널과 같은 막대한 재정투입이 예상되는 정책을 제시해 오히려 민심으로부터 돌아서고, 일본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한일해저터널과 남북철도사업은 정치, 경제와 문화 등 각 부문에서 교류를 증진하고, 서로 건설을 촉진시키는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두 사업의 공통점은 개시하려면 남북한과 한일관계에서 높은 신뢰 관계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여러 가지로 얽혀있는 갈등 문제를 교통인프라를 전개함으로써 상호신뢰를 높혀가면서, 해결해 나간다는 뜻이다.

침략과 갈등, 분쟁으로 점철된 동북아시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철도와 도로 건설이라는 인프라 구축이 주는 평화의 메시지는 아주 클 것이다. 두 사업 모두 한반도에는 새롭게 도약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실제 한일해저터널의 현실성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면, 어느 쪽부터 손을 대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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