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후쿠시마 트라우마

입력 2021. 3. 1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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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됐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후쿠시마를 바라보고 있지 않다.

최근 후쿠시마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0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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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진(경희대 교수·원자력공학과)
정범진 경희대 교수 원자력공학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됐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후쿠시마를 바라보고 있지 않다. 후쿠시마 트라우마 때문이다. 과학적이고 실체적인 진실을 알더라도 트라우마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트라우마를 계속 안고 살아가는 것이 옳은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냉정히 한번 살펴보자.

첫째,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우리나라에 방사성물질의 영향이 있었는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우리나라의 환경방사능을 감시한다. 100여곳에 모니터링 포스트를 두고 실시간으로 환경방사능을 측정해 인터넷과 휴대폰 앱 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환경방사능에 변화는 없었다. 바닷물을 채취해 방사능 농도도 측정했지만 유의미한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다.

둘째, 해산물의 방사능 오염을 우려했다. 고등어를 300년간 먹지 말라고 한 사람도 있었고, 해산물 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위에 방사성물질로 오염된 해산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을 찾을 수 없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셋째,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도 문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오염수가 왜 발생했는지 그리고 그 오염수의 방사성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고려되지 않는다. 도쿄전력은 매주 후쿠시마 저장수의 상황을 일본 규제기관에 보고하고 인터넷으로 공개한다. 논문 등으로 발간하는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각국 대사관의 과학관을 초청해 설명회도 개최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문가를 초청해 후쿠시마 저장수 처리 방안을 설명하고 자문도 구하고 있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두 번 통과한 약 100만t의 처리수 내 세슘의 총량은 약 155퀴리(4000억 베크렐)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류됐던 세슘의 0.005% 수준이다. 삼중수소도 약 10g으로 지구 전체 삼중수소의 0.0014% 수준이다.

최근 후쿠시마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규모가 9.1이었으니 규모 2.0 차이다. 규모 1마다 32배의 에너지 차이가 나므로 이번 지진은 동일본 대지진의 1000분의 1 수준이다. 그래서 다행히 원전에 피해는 없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원전이 지진에는 버텼으나 쓰나미로 인한 침수가 문제였다. 따라서 위험성이 있는 시설은 필요하지 않으면 없는 것이 가장 좋다. 후쿠시마 저장수 물탱크는 재난으로 인해 언제 파손될지 모르니 위험성을 안고 보관하는 것보다 배출 제한치 이내에서 배출하는 것이 안전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0년이 지났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이로 인해 피해를 겪은 사람은 없다. 우리는 쓰나미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은 잊고 원전 사고만 기억하고 있다. 우리가 가진 후쿠시마 트라우마와 이로 인한 방사능 공포증은 우리 삶에 도움이 될 것인가 피해가 될 것인가.

정범진(경희대 교수·원자력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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