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 시점에'..박원순 피해자 기자회견에 與 '곤혹'

정재민 기자 2021. 3. 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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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를 3주 앞둔 17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직접 나서 기자회견을 열자 더불어민주당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후 A씨는 민주당을 향해 "소속 정치인들의 중대한 잘못이라는 책임만 있었던 게 아니다"라고 꼬집으며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으로 제 피해를 축소, 왜곡하려 했고 '님의 뜻을 기억하겠다'는 말로 저를 압도했고, 투표율 23%의 당원투표로 서울시장 후보를 냈고, 지금 (박 후보) 선거캠프에는 저를 상처 줬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2차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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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사과 朴 "첫 여성 시장으로 두배로 겸손하게 모시겠다"
피해자 A씨 "이낙연, 박영선 사과 진정성 없다" 날선 비판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3.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4·7 재보궐선거를 3주 앞둔 17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직접 나서 기자회견을 열자 더불어민주당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처음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피해자 A씨는 민주당 지도부의 사과 태도에 대해 비판하고 나아가 당에도 책임을 따져 물었다.

야권은 이른바 '원죄론', '피해호소인 당'이란 무기로 강한 공격을 예고하고 있다.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 A씨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선대위원장, 박 후보의 사과에 대해 "지금까지 사과는 진정성도, 현실성도 없는 사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가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박 전 시장의 사망 후 252일 만이다.

이후 A씨는 민주당을 향해 "소속 정치인들의 중대한 잘못이라는 책임만 있었던 게 아니다"라고 꼬집으며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으로 제 피해를 축소, 왜곡하려 했고 '님의 뜻을 기억하겠다'는 말로 저를 압도했고, 투표율 23%의 당원투표로 서울시장 후보를 냈고, 지금 (박 후보) 선거캠프에는 저를 상처 줬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2차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서울시장) 선거가 치러지게 된 계기가 많이 묻혔다고 생각한다. 피해사실을 왜곡하고 상처 줬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됐을 때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든다"면서도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당 지도부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거듭 머리를 숙이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A씨의 목소리는 민주당엔 치명타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 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권력형 성추행 사건으로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여당은 후보 선정에서부터 '원죄론'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지난 1월 당이 A씨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해 2차 가해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고, 결국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결과 발표 이후 "피해자와 가족들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민주당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그간 성추행의 악몽을 떨쳐내기 위해 조심스럽게 사안에 대해 접근했다.

이날 부산을 찾은 이 선대위원장,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A씨의 기자회견에 대해 "아직 (A씨의 기자회견에 대해)아는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박 후보도 "일단 회견을 보고 답변하겠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그만큼 제가 더 잘해야 되겠다. 이런 죄송한 일이 서울시에서 다신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첫 여성 시장으로서 두 배로 더 겸손하게, 겸허하게 서울 시민들을 잘 모시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선 난감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날 박 후보는 피해자 A씨의 기자회견에 앞서 착한 임대인 화끈 지원제 도입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예상치 못한 A씨의 기자회견과 발언 수위에 대한 걱정이 컸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A씨의 피해 호소를 지켜본 야당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야권은 맹폭을 이어가고 있다.

오 후보 캠프 대변인인 조수진 의원은 박 후보 캠프 대변인 고민정 의원을 겨냥해 "고 의원은 (박원순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자고 주장했던 사실이 확인돼 물의를 빚었다"며 "이번 선거가 왜 빚어졌는지, 우리가 권력형 성폭력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중요하고 현명한 시민들은 분명히 이런 점을 알고 계실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A씨에 대해 '피해호소인'이라고 일컬은 박 후보 캠프의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의원을 겨냥해 "캠프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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