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이수정 "민주당, 박원순 가해 시인조차 안했다"

2021. 3. 1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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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사실 시인이 먼저..정의당 사례 보라
피해자 말 들으며 '나아진 게 없다' 자책
박원순 책 때문에 기자회견? "너무 격하"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기자 (김종대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이수정 경기대 교수


◇ 김경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오늘 처음으로 직접 목소리를 냈습니다. 기자회견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2차 가해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런 말을 아주 강하게 했어요. 또 한편에서는 이게 선거를 앞두고 좀 정치적인 행위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지 오늘 기자회견에 직접 참여했던 이수정 경기대 교수님 잠깐 연결해 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수정> 안녕하세요.

◇ 김경래> 사실 이 사건은 법률적으로 보면 좀 일단락이 된 상황이잖아요.

◆ 이수정> 제대로 재판조차 받아보지 않은 사건이라 그렇게 얘기를 하시면 정확한 얘기는 아닌 것 같고요.

◇ 김경래> 그러면 오늘 기자회견을 한 의미는 무엇인지 이걸 먼저 설명을 해 주세요.

◆ 이수정> 일단은 피해자의 본인의 결정으로, 본인의 피해자로서의 고통에 대하여 직접 공개를 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요. 그런 연유에는 지금 이번 보궐선거의 기본적인 취지가 양당에서 모두, 원래 이 선거가 사실은 피해자들의 희생으로 인하여 결국은 치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나 야나 사실은 그 명분을 잊어버린 채 지금 선거에 돌입을 하게 생겨서 피해자는 나름대로 이 선거의 명분과 연관된 본인의 입장을 밝혀야 되겠다 이런 의사결정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자리가 마련돼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김경래> 그래요. 이게 사실 부담스러웠을 거 아닙니까, 그렇죠? 피해자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 이수정> 굉장히 힘들죠. 굉장히 고통스러운 상황이었을 거고요. 오늘 말하기 초기부터 감정이 격해져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감정적인 동요를 주체를 못 했던 것 같고. 지금 이 피해자뿐만 아니라 성폭력 피해자가 본인의 피해 경험을 발고할 때는 언제나 사실은 굉장히 큰 부담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전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갖고 이 상황을 이해를 해 줘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도 해 볼 수가 있죠.

◇ 김경래> 지금 피해자가 밝힌 내용 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상처를 준 정당에서 시장 후보가 선출이 된다면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들어서 이런 자리에 섰다 이렇게 밝혔거든요. 그런데 이게 쉽게 말하면 민주당이잖아요. 민주당이 이기면 자기가 돌아갈 수 없을 것이란 두려움이 든다 이렇게 해석하면 되는 건가요?

◆ 이수정> 그런데 지금 그 표현도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 게 이게 무슨 줄다리기도 아니고 이기고 지고 그게 지금 이 피해자 입장에서 뭐가 그리 중요하겠어요.

일단 기본적으로 복직을 해야 되는데 지금 피해자가 이게 뭐 꼭 서울시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조직에서 성폭력 발고를 했다고 온 직원들이 다 들고 일어나서 피해자 편에 서는 게 아니라 전부 다 가해자 편에 서서 오히려 피해자를 손가락질을 하고 2차 가해를 하고 이러는 와중에 만약에 휴직을 하게 됐다 그러면 이제 결국은 돌아가야 되는 상황이 전개될 때 얼마큼 불안감이 있을 것이냐. 결국은 형식적으로는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돌아갔을 때 여전히 2차 가해가 계속되면 직장을 그만둬야 된다는 그런 위기감이 틀림없이 들 것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 입장에서 지금 이 선거를 민감하게 생각하는 거야 그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는 지금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밝혀지고 처벌받을 사람이 처벌받고 이렇게 되면 그러면 사실 2차 가해가 어느 정도는 줄어듭니다. 저도 저희 학교의 센터장을 해 봤기 때문에 이게 사실은 유무죄를 가리는 게 무지하게 중요한데요.

그런데 지금은 이 사건은 전혀 그 유무죄를 가리는 절차 자체가 시작이 안 돼서 그러니까 여전히 실체적 진실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라고 생각하는 편에서는 계속해서 지금 이 피해자에게 결국에는 여러 가지 지금 이 불행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식의 그런 태도를 취할 것이고 실제로 제가 알기로는 피해자를 고발을 한 단체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살인죄였던가요, 죄명이.

그런 식으로 2차 가해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그것을 한 몸으로 겪어나가면서 결국에는 마지막 순간에 임박하니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오죽하면 본인이 여러가지 고통에도, 불안에도 불구하고 뛰쳐나와가지고 결국은 프레스 앞에서 본인의 피해 사실에 대하여 없던 일이 아니다, 라고 다시 한번 호소를 하게 만든 게... 이게 도대체가 정상적인 세상인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1호 법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와 대화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김경래> 그런데 이거를 아까 제 질문 중에 그런 뉘앙스가 있었는데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그러니까 선거에 결과적으로는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 이런 정치적인 해석도 2차 가해라고 이수정 교수님께서 말씀을 하셨어요. 그렇죠?

◆ 이수정> 그러니까 애당초에 정치적인 해석을 하면 안 되는 거였어요. 누구나 실수는 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지위가 높으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지위를 남용할 수 있는 거예요. 심지어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 만약에 학생이 무엇인가 부적절한 행위로 내가 침해를 당했다라고 얘기하면 그 자리에서 사과를 하고 시인을 하고 우리가 너무 좋은 사례를 봤잖아요. 정의당에서는 결국은 정의당 전체가 다 피해자 편에 서서 결국에는 가해자가 시인하고 자신의 잘못을 책임지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애당초에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부르지도 못하게 하고 피해호소인이라고 댁에서는 호소하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그 피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식의 태도를 왜 취했던 건가요? 그게 정치적인 제스처 아니었던가요.

◇ 김경래> 오히려 그러는 행동이 더 정치적이다 이런 말씀이신 거고요.

◆ 이수정> 그렇죠.

◇ 김경래> 그런데 지금 민주당 쪽에서는 이미 사과했다라는 반응들도 있어요. 예를 들어 박영선 후보도 사과를 했고 민주당에서도 수차례에 걸쳐서 여러 단위에서 사과를 했다. 어떤 사과가 더 필요한 건지, 어떤 조치가 더 필요한 건지 이걸 좀 말씀을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 이수정> 사과라는 것은 피해자 입장에서 사과라고 생각해야 사과인 거라고 저는 일단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만일 어떤 실수를 했을 때 피해자가 있을 시 그 피해자를 직접 만나서 여차저차해서 내 잘못이 이러저러하니 하고 일단 시인을 해야 되는 거고요.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혹시 누군가가 오해를 하면 그런 오해까지 내 어떻게 보면 오해를 푸는 노력을 내가 하겠으니 이제 더 이상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용서를 해 달라, 이런 과정이 있어야 되는데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시인을 누가 했었나요.

◇ 김경래> 시인조차 없었다, 이런 말씀이신 거네요?

서혜진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변호인(오른쪽)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수정> 지금 피해자가 지적하는 게 그 부분입니다. 지금도 2차 가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건과 연관된 게시된 기사들 밑에 보면 수없이 많은 비하하는 또는 그야말로 욕설 비슷한 것까지 그 수많은 댓글들 그런 것들을 보면 이게 2차 가해가 아니고 뭐가 2차 가해인가. 사실은 입장에 따라서 이렇게까지 피해 호소,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는데 이렇게까지 비하하는 욕설을 댓글에다 달아야만 하는지. 일단 물론 그분들의 정치적 색채는 전혀 알 수가 없지만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가 사실은 한발도 앞으로 발을 내딛지 못한 거 아닌가.

사실은 미투가 꽤 오래 시작이 됐죠. 시작이 되고 꽤 오래 지났죠. 그런데 오히려 시간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피해자들이 피해 발고를 하기가 더 어렵게 지금 진행이 되다 보니까 도대체 누가 무서워서 자신이 피해자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저는 지금 이분의 오전의... 저는 갑자기 연락을 받아서 그 현장에 참여하게 됐는데요. 오전에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서 저는 사실 굉장히 자책했습니다. 하느라고 했는데 하나도 나아진 게 없구나.

그리고는 이 피해 여성을 지켜주는 사람들은 지위가 높고 대단한 전문가들이 아니고요. 그 또래의 수없이 많은 여성들이 오늘 이 기자회견을 사실 주도했거든요. 비슷비슷한 입장에 있는 그야말로 사회적인 약자인 여성들이 나서서 지금 피해자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경찰도 아니고 검찰도 아니고 힘없는 여성들이 이 피해자를 보호를 하고 있다고요. 이게 도대체가 지금 잘 되고 있는 일인지 좀 의문이 들었습니다.

◇ 김경래> 2차 가해 말씀하셨는데요. 최근에 박원순 전 시장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이 따로 있다 이런 취지의 책이 나왔습니다. <비극의 탄생>이라는 책인데. 이 책이 출판이 되면서 기자회견을 잡은 게 아니냐, 반박하는 어떤 취지로. 그렇게 해석하는 쪽도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세요, 이건?

◆ 이수정> 그렇게 저는 이해를 하지 않았고요. 그 책만이 문제였으면 여러 가지 법률적으로 인권위원회의 결과서가 있기 때문에 조사 보고서가. 법적 어떤 조치를 취할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위험 부담을 안고서 본인이 직접 나서서 이렇게까지 고통을 호소하고 눈물로 호소하고 정말 간절했었거든요. 그렇게까지 해야 되는 이유가 책 한 권 때문인가? 좀 너무 격하시키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 김경래> 교수님이 보시기에는 이런 책도 2차 가해로 볼 수 있는 건가요.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오늘 회견장에서 잠깐 언급이 됐는데 지금 인권위원회 조사 보고서하고는 조금 양상이 다른 책자인 것으로 그렇게 말씀들을 하시더라고요. 그렇다면 그것은 좀 진실하고 좀 거리가 먼 책 아닌가. 뭐 책이란 게 사실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까 다양한 입장의 글을 쓸 수 있다고 저는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 김경래>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이수정> 고맙습니다.

◇ 김경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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