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쌓이는데 신고가 속출..혼돈의 부동산

임온유 2021. 3. 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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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이 쌓이고 있다는 뉴스에 1000만원이라도 깎아보려 매도인과 줄다리기를 했지만 결국 제값에 계약했다.

A씨는 "신고가에 사고 싶진 않았는데 정부 공급도 미뤄질 것 같고 부동산에 손님이 느는 게 눈에 보여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내집마련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매물 누적과 신고가 속출이 동반되는 이상 장세 속에서의 공시가격 급등으로 상반기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이 늘어나면 집값이 안정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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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셋째주 서울 매매수급지수 105.6 5주 연속 하락
그러나 18일 등록 매매거래 180여건 중 절반 이상 신고가
거래절벽 하락 신호 읽히는데 집값 꿈쩍도 안해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도심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문제원 기자] # 지난해 패닉 바잉(공황 매수)에도 버티던 신혼부부 A씨는 결국 최근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7억원대 아파트를 매입했다. 매물이 쌓이고 있다는 뉴스에 1000만원이라도 깎아보려 매도인과 줄다리기를 했지만 결국 제값에 계약했다. A씨는 "신고가에 사고 싶진 않았는데 정부 공급도 미뤄질 것 같고 부동산에 손님이 느는 게 눈에 보여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내집마련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2·4 부동산 대책 이후 짙어진 관망세에 서울 아파트 매물이 쌓여가지만 신고가가 속출하는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시장 안정화 효과를 가져오리란 기대가 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으로 주택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며 자칫 지난해 패닉 바잉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3월 셋째주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105.6으로 2월 둘째주(111.9) 이후 5주 연속 하락했다. 이 지수는 매물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2·4 대책 이후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늦기 전에 집을 사자’는 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섰고 이에 따라 거래가 정체돼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5991건으로 한 달 전 4만135건 대비 14.5% 늘었다.

통상 매물 누적은 집값 하락 신호로 읽힌다. 하지만 서울 집값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가격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오는 상황이다. 아시아경제 분석 결과 18일 등록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181건 중 92건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구(8건 중 6건)뿐 아니라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원(16건 중 10건)·도봉(7건 중 4건)·동대문(6건 중 4건)구 등에서도 신고가가 속출했다. 성동구의 경우 4건 중 4건 모두가 신고가였다.

매물 누적과 신고가 속출이 동반되는 이상 장세 속에서의 공시가격 급등으로 상반기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이 늘어나면 집값이 안정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매기는 6월1일 전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면 세금을 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LH 투기 의혹으로 3기 신도시는 물론 공공 주도 공급이 핵심인 2·4 대책이 좌초 위기에 빠지면서 오히려 집값이 자극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약 대기 수요들이 대거 매매 수요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처분 혹은 보유에 대한 다주택자의 결정은 지난해 말 상당수 결정된 상태"라면서 "보유를 택했다면 공시가격 급등으로 늘어난 세부담을 경제적 약자(세입자)에게로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LH 사태로 정부가 말하는 공공주도 공급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다주택자는 각종 세부담이 버겁지만 결국 버티면 공급 부족에 따라 주택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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