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불법 판매, 대기업·식약처 모두 '나 몰라라'
[KBS 대구]
[앵커]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 버젓이 불법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관리감독 기관인 식품의약안전처는 이 같은 내용을 신고받고도 소비자가 알아서 하라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현직 의사인 A 씨는 이달 초 쿠팡을 방문했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들이 무분별하게 팔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남용을 할 경우,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의약품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A 씨는 수차례 쿠팡에 판매 중단을 요청했고 쿠팡은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A 씨/의사/음성변조 : "쿠팡 같은 대기업이 의약품 불법판매를 방치한다는 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환자가 사망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하는건지…."]
결국, A 씨는 식약처에 이 같은 사실을 제보했지만, 식약처는 수사기관이 아니라서 판매를 강제로 중단시킬 수 없다며 발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경찰에 직접 고발하라고도 했습니다.
[A 씨/의사/음성변조 : "국민 건강을 보호해야 할 기관이 개인에게 고발을 떠넘기는 게 어딨습니까. 대기업을 상대로 개인이 어떻게 고발을 합니까. 식약처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불법 판매는 제보 이후에도 보름 넘게 이어졌고, 대한소아과의사회가 식약처 대신 쿠팡을 약사법 위반으로 고발하고서야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식약처 관계자/음성변조 : "응대할 때 주의 깊게 응대를 못 한 부분이 일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정보를 정리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일부 소요됐고요. 앞으로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비자 안전은 무시한 채 물건을 팔도록 방치한 대기업과, 이를 묵인한 정부기관의 무책임 속에 시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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