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맥라렌 차주 "한숨도 못자.. 아이들에 미안하다"

최민우 2021. 3. 22. 18: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부산 해운대의 한 도로에서 시비가 붙은 운전자 가족에게 “평생 똥차나 타라” 등 욕설을 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맥라렌’ 차주가 하루 만에 사과했다.

맥라렌 차주 A씨는 22일 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 글을 마지막으로 처벌을 받겠다’는 재목의 글을 올려 “정말 죄송하다. 잘못의 경중에 있어 내 잘못이 많이 크다”고 사과했다.

그는 “어제 밤부터 저희 가족 모두 단 1분도 눈붙이지 않고 내 잘못에 대해, 잘못된 처신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극단적 선택을 왜 하는지도 알게 되고 정말 괴로운 시간들이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그러면서 “하나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나는 이유 없이 그러지 않았고, 어린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혀야겠다는 고의적인 나쁜 생각은 하지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난다는 그 짧은 생각 하나로 (상대방 운전자)가족분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 같아 정말 죄송스럽다”고 했다.

A씨는 “형사님께서 연락이 왔다. 관련 CCTV를 다 확보했다고 한다”며 “이제야 진실이 밝혀지게 됐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는 않으니 잘못됐던 그때의 내 언행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법적인 처벌은 달게 받겠다”며 “안일한 생각으로 내뱉은 말들이 아이들에겐 상처가 됐으리라 생각이 된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또 상대방 차주를 향해 “서로의 차에서 욕하고 끝냈으면 될 일이었는데 내가 굳이 내려서까지 차에 가서 분을 표현한 일 정말 죄송하다”며 “개인 쪽지나 형사님께 따로 연락주시면 다시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1일 ‘보배드림’에 ‘부산 해운대 갑질 맥라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B씨는 자신을 부산에 거주하는 다둥이 아빠라고 소개하며 맥라렌 차주 A씨로부터 난폭운전과 욕설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3일 오후 7시쯤 가족과 함께 귀가하던 중 송정 한 삼거리에서 신호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신호가 바뀌었을 때 우측 골목길에서 갑자기 맥라렌 차량이 굉음과 함께 빠른 속도로 끼어들었다.

이어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맥라렌 차주가 창문을 내려 B씨에게 ‘똥차 새X가 어디서 끼어드냐’, ‘사회에 암적인 존재’ 등 욕설을 내뱉었다.

B씨는 이에 화가 났으나, 자녀를 포함한 가족이 타고 있어 ‘알았으니 빨리 가라’고만 말하고 창문을 올린 뒤 출발했다.

그러나 맥라렌 차주는 B씨가 신호 대기를 위해 정차했을 때 차에서 내려 썬루프 사이로 아이들을 겨냥해 ‘얘들아 니네 아버지 거지다’, ‘그래서 이런 똥차나 타는 거다’, ‘X발 평생 이런 똥차나 타라’ 등 욕설을 퍼붓고 차량으로 돌아갔다.

B씨는 맥라렌 차량을 피해 다른 길로 갔지만 A씨가 굉음을 내며 뒤를 쫓았고, 아이들과 아내는 극도의 불안에 떨었다고 주장했다.

B씨가 맥라렌이 뒤를 따라오는 가운데 집 근처의 중동지구대로 향했으나 맥라렌 차주는 ‘변호사한테 이야기해놨다’, 변호사가 알아서 할 거다. 이제 가도 되지요?‘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고도 했다. 이에 B씨는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이 싫어 ’억울해도 참자‘고 생각하며 지구대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B씨는 “변호사 선임은 생각조차 못 하는 상황이고 복잡해지는 게 싫어 ‘억울하지만 운전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 억울해도 참자’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먼저 달래준 뒤 지구대를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좋은 차 타고 돈이 많다고 이래도 되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지 8일째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며 “그날의 충격으로 아이들은 ‘아빠 우리 거지야?’ ‘우리 거지라서 돈도 없어’라며 맥라렌 차주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하는 등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아 말수도 적어지고 소심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A씨가 도로 한 가운데서 자신의 차량에 다가와 욕설을 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연이 온라인 상에서 퍼지면서 관련 보도가 쏟아졌고, 맥라렌 차주를 비판하는 글이 줄이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될 때까지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