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총을 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보기의 책보기]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2021. 3. 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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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다'는 광고 카피가 유명세를 얻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초등학교 시험에 '다음 중 가구가 아닌 것은?'이란 문제가 출제됐는데 광고를 본 학생들이 정답에 혼선을 일으켰던 것이다.

만약 우주에서 권총을 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주는 진공상태라 산소가 없으므로 화약에 불을 붙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만약에 과학 : 우주》는 호기심 분야에서 가장 이야기 거리가 많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상식에 가까운 과학적 현상들을 재미있게 설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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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과학 : 우주》ㅣ천민우 지음ㅣ스마트북스 펴냄ㅣ328쪽ㅣ1만6500원

(시사저널=최보기 북칼럼니스트)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다'는 광고 카피가 유명세를 얻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초등학교 시험에 '다음 중 가구가 아닌 것은?'이란 문제가 출제됐는데 광고를 본 학생들이 정답에 혼선을 일으켰던 것이다. 급기야 교육부에서 해당 회사에 카피 수정을 공식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창작이 생명인 광고학과 사실(fact)이 생명인 과학의 차이가 빚은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확인된 바는 없지만 '과립이 몇 천 개'라는 광고를 했던 음료회사가 과립 개수를 끝까지 센 초등학생의 과장광고 항의에 걸려 카피를 수정해야 했다는 '소문'도 한 때 돌았었다. 과학의 원천은 호기심이라고 하니 이 초등학생이 제대로 성장해 훌륭한 과학자가 돼있기를 빈다.

만약 우주에서 권총을 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주는 진공상태라 산소가 없으므로 화약에 불을 붙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대의 총은 탄피 안에 화약의 폭발에 필요한 산소가 이미 들어있으므로 우주에서도 총알은 발사가 된다. 그러나 소리를 전달할 매개물질(공기)이 없으므로 총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총알은 지구에서처럼 포물선-이것은 장거리포 발사 때 지구의 자전을 미리 반영하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이 아니라 직선으로 날아가는데 재미있는 것은 '작용-반작용의 법칙'이라는 물리학 법칙에 따라 총을 쏜 사람도 반동에 의해 총알과 반대 방향으로 같은 속도와 거리로 밀려나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1967년 체결된 우주조약에 따라 무기를 가지고 우주에 갈 수 없으므로 아직까지는 총을 쏠 일이 없다.

지구의 지름은 약 1만2742km이다. 러시아 콜라 반도에는 '콜라 초깊이 시추공'이 있는데, 지구의 속이 궁금한 인류가 작심하고 땅속을 파고 들어간 구멍이다. 현재 12km 조금 넘긴 지점에서 시추기계가 멈췄다.너무 뜨거운 땅속 온도 때문이다. 이에 대해 빌 브라이슨은 '인류는 바다 속과 땅 속을 1km 남짓도 직접 못 들어가봤다. 그곳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지구가 양파라면 우리는 아직 껍질도 제대로 못 벗겨 본 상태다. 우주에서 바라보면 지구의 산소를 포함한 대기권은 양파껍질의 표피에 함께 '묻어'있다. 우주인들의 눈에 지구가 한없이 가녀리게 보이는 이유'라고 했다. 그 안에 70억 인류가 '내 몫, 네 몫'을 죽자 살자 다투며 살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태어난 A, B가 서른 살 때부터 지구와 우주에서 각각 따로 살 경우 둘의 늙는 속도와 수명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렇게 알아봐야 사는 데 큰 도움은 되지 않지만 코로나19가 부른 '집콕' 시대를 맞아 심심파적 지적 호기심 충족용으로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 《만약에 과학 : 우주》라고 하겠다.

《만약에 과학 : 우주》는 호기심 분야에서 가장 이야기 거리가 많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상식에 가까운 과학적 현상들을 재미있게 설명한 책이다. 그러나 먼저, 필자가 자주 추천하는 빌 브라이슨의 명저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었거나 소장하고 있는 사람은 이 책을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 500페이지가 넘은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만약에 과학 : 우주》의 거의 모든 것을 이미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두꺼운 책인데다 평소 익숙하지 않은 과학 이야기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이라면 상대적으로 얇으면서 단편 상식 중심으로 엮은 《만약에 과학 : 우주》가 대체제로서 충분한 재미를 지니고 있어 추천할 만하다.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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