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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 참여 한국이 "YES" 하면 일본이 반길까?

조영빈 입력 2021. 03. 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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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과 함께 한국의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협의체) 동참 문제가 피하기 어려운 외교 현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 전직 고위 외교 관료는 이날 "미국과 더불어 쿼드 핵심 국가인 일본이 한국 동참에 적극적이지 않은데다, 한국과 인도가 손을 잡고 쿼드의 반중 메시지를 약화시킨다면, 중국 포위망 구축이라는 애당초 미국의 목표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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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가운데)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의 총리관저에서 자신을 예방한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영접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과 함께 한국의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협의체) 동참 문제가 피하기 어려운 외교 현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외에 일본과 호주, 인도 등 다른 참여 국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여부도 우리 정부 결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쿼드 참여 국가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국의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①日, 한국 쿼드 동참 내심 "No"

먼저 쿼드 내 '넘버2' 위상을 지닌 일본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의 동참을 탐탁잖게 여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쿼드는 2007년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제기한 '쿼드 블록' 아이디어를 미국이 추동해 탄생시킨 협력체다. 미국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의 질서를 좌우하려는 일본의 '오너십'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한국이라는 아시아 지역 내 또 다른 이해 당사국 참여가 내심 불편할 수 있어 미국과 다른 기류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원기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연구센터 책임교수는 "일본은 쿼드 출범을 '일본 외교의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책 등 여러모로 외교 방향성이 다른 한국이 동참하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가입 문제가 논의됐을 때도 일본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면서 "가뜩이나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한국의 쿼드 동참을 반길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②反中 노선 부담스런 인도는 한국 환영

S. 자이샨카르(왼쪽부터) 인도 외교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장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해 10월 6일 쿼드 회의를 앞두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반면 인도의 경우, 한국의 참여를 단연코 반길 국가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쿼드 멤버 중 유일하게 중국과 국경을 맞댄 인도는 중국이 이끄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에서도 핵심 국가다. 히말라야 국경을 두고 분쟁 중인 중국을 견제할 이유가 있지만, 군사·경제적 면에서 우위에 있는 중국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해선 안 되는 입장도 있다. 미국 중심의 쿼드가 지닌 '반중' 성격 탓에 섣불리 동참 못하고 있는 한국과 비슷한 처지다. 최 교수는 "한국이 들어오는 것만으로 쿼드 내 대(對)중국 견제 노선이 그만큼 흐려질 수 있기 때문에 인도로선 한국의 역할을 내심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주도 굳이 한국의 쿼드 동참에 난색을 표할 입장이 아니다. 호주는 한국과 외교·국방장관(2+2) 장관급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안보 협력 수준의 향상을 원한다.


③중국 자극 최소화..."선별적 참여를"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스틴 장관, 블링컨 장관, 문 대통령,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청와대 제공

다만 이런 쿼드 참여 국가들의 예상되는 반응이 미국이 원하는 목표에 어긋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전직 고위 외교 관료는 이날 "미국과 더불어 쿼드 핵심 국가인 일본이 한국 동참에 적극적이지 않은데다, 한국과 인도가 손을 잡고 쿼드의 반중 메시지를 약화시킨다면, 중국 포위망 구축이라는 애당초 미국의 목표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7, 18일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한국의 쿼드 동참을 명시적으로 요구하진 않은 배경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 안보를 선도할 거대 협력체 탄생을 우리 정부가 무작정 외면할 수는 없다는 상황 논리도 엄연한 현실이다. 쿼드의 중국 견제 움직임을 피하면서도 △북핵 △기후변화 △보건 △기술 협력 등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분야별 논의에 동참하는 '선별적 참여'를 늦지 않게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의제별로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국가 간 워킹그룹이 출범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정치 색깔이 덜한 기후변화나 보건 협력 분야 협력에 한국이 참여 못할 이유가 없고, 중국이 이를 막아설 명분도 없다"고 강조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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