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에 별점테러.."매출 90%까지 줄었다"

이승진 2021. 3. 2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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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직장인 민주환(33)씨는 평소 자주 배달해 먹던 김치찌개 주문을 포기했다.

중국산 김치의 위생 문제가 불거진 이후 그동안 눈여겨 보지 않던 원산지 표기를 꼼꼼히 살펴보게 되면서 단골 가게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배달전문점은 음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소비자들이 원산지 표기를 꼼꼼히 확인하는 경우도 드물어 대부분 중국산 김치를 사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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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주재료 식당들 직격탄
배달전문점 대부분 중국산
국내산과 가격차이 2배
배추·고추 등 원재료 급등
직접 담그기도 엄두 안나
원산지 확인에 별점테러
해썹 인증에도 "못 믿겠다"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지난 주말, 직장인 민주환(33)씨는 평소 자주 배달해 먹던 김치찌개 주문을 포기했다. 중국산 김치의 위생 문제가 불거진 이후 그동안 눈여겨 보지 않던 원산지 표기를 꼼꼼히 살펴보게 되면서 단골 가게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민씨는 "자주 이용하던 가게가 중국산 김치를 쓴다니 입맛이 뚝 떨어졌다"며 "당분간 김치는 국내산인지 확인하고 먹거나, 원산지가 불분명하면 차라리 먹지 않겠다"고 했다.

중국발 김치 파동에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식 수요가 줄면서 그나마 배달 주문으로 부진을 만회해오던 터였는데, 최근 비위생적인 환경의 중국 김치공장 영상이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이 배달 음식마저 기피하고 있다. 가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김치찌개와 김치찜 등 김치를 주재료로 하는 식당들이다. 일부는 매출이 10분의 1까지 감소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가격 차이 커… 대안 없다"

23일 요식업계에 따르면 중국발 김치 파동 이후 김치찌개, 김치찜 등 김치요리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은 막다른 길에 몰렸다. 배달전문점은 음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소비자들이 원산지 표기를 꼼꼼히 확인하는 경우도 드물어 대부분 중국산 김치를 사용해왔다. 국내산 김치는 중국산과 가격 차이가 2배 가까이 벌어지니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현재 식자재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중국산 김치는 10㎏에 3만원 이하이지만, 국내산 김치는 5만원을 웃돈다.

일부 음식점은 직접 김치를 담그는 것도 고려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지난해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로 배추와 고춧가루 가격이 치솟아 원재료 가격 부담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2일 기준 배추 10㎏의 도매가는 1만1040원으로 1년 전보다 18.1% 비싸게 거래됐다. 건고추(양건)의 경우 30㎏ 도매가가 100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96.3% 치솟았다. 이를 기준으로 포기김치 10㎏을 담그려면 인건비와 부재료 비용을 제외하고도 중국산 김치보다 최소 20%가량 비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중국산 사용하면 별점 1점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꼼꼼히 확인하기 시작하면서 매출 감소뿐 아니라 이른바 최하 점수의 별점을 주는 ‘별점테러’도 이어지고 있다. 배달 플랫폼 이용 시 소비자는 5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부여할 수 있으며, 애플리케이션 화면에 보이는 음식점이 별점 기준에 따라 소개되기 때문이다.

한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주문 요청에 ‘밑반찬으로 중국산 김치 보내지 마세요’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습관적으로 김치를 담아서 보냈다 별점 1점을 받았다"며 "이후 밑반찬에서 아예 김치를 빼버렸다”고 전했다.

해썹 인증 있으나 마나

비용 부담으로 중국산 김치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식당들은 최근 김치 제조업체에 식품안전관리인증제도(HACCP·해썹) 인증서를 요구해 믿고 먹을 수 있는 김치임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대부분의 인증서가 영어 또는 중국어로 작성돼 있는 데다 이마저도 위조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치찌개 전문점 사장 B씨는 “해썹 인증서를 요청해서 받았지만 그래도 못 믿겠다는 손님이 대부분이어서 결국 국내산 김치를 써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며 “이 경우 음식 가격을 최소 1000~2000원 올려야 마진이 나올 텐데 식당을 계속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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