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쪼개고 또 쪼갠 53개 필지..땅 주인만 1055명

이민준 2021. 3. 2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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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태 이후 개발 사업과 관련된 부동산 투기 의혹이 그야말로 전국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죠.

경기도 평택에 있는 이 임야는 한 필지를 무려 94명이 나눠 소유했습니다.

서해선 복선 전철이 들어오기로 한 곳인데 이른바 기획부동산이 산 뒤 쪼개서 되판 것입니다.

이민준 기자가 개발지 인근 필지들을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허허벌판에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민준 / 기자]
"제 뒤로 보이는 공사현장이 평택 안중역과 서해선 철도가 들어설 곳입니다. 내년에 공사가 끝나면 여의도에서 안중역까지 1시간 안에 이동이 가능합니다."

2015년 착공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동산 값도 요동을 쳤습니다.

안중역 예정지 반경 1.5km 안에 있는 땅을 살펴봤습니다.

여러명이 지분을 쪼개서 소유한 53개 필지를 추려봤는데, 소유주는 1055명이나 됐습니다.

[A 부동산]
"4년 전, 5년 전에 저런 땅값들이 사실은 역 앞에도 8만원, 12만원, 30만원 이랬던 땅들이에요. 개발 자체가 안 되는 (곳이었거든요.)"

소유주 가운데 상속이나 증여를 받은 사람은 일부였고, 대부분은 법인에서 땅을 사들였습니다.

현지에서는 적지 않은 법인이 기획부동산업체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민준 / 기자]
"철도 공사현장에서 150m 정도 떨어진 이 땅의 소유주는 94명이나 됩니다."

서울과 부산, 강원 등 소유주가 사는 곳도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법인이 사들여 되파는 경우 땅 값은 순식간에 3배에서 5배까지 올랐습니다.

개발 호재가 있다며 홍보를 하니 각지에서 매입자들이 몰려든건데, 17제곱미터, 그러니까 5평 남짓한 땅을 1천 3백만원에 산 사람도 있었습니다.

소유주 중에는 98년생이나 99년생도 있습니다.

[B 부동산]
"거기에 산업 지역이라든지 이런 식으로 희망을 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투자자들은) 일확천금 바라고 한 거지."

지자체마다 개발지 주변 투기 의혹을 전수조사하고 있지만 역사나 철도같은 국책사업은 조사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가 있어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2minjun@donga.com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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