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세운 김종인 "내 역할 90% 했다, 4월 8일 집으로 가겠다"
오늘 광주 5·18 묘지 찾아 참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세훈·안철수 후보 간의 단일화 국면에서 ‘순리’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제1야당 후보인 오 후보가 이기는 게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당연하다”는 논리였다. 23일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로 단일화된다는 건 처음부터 상식이라 생각했는데, 정치 상식이 통했다는 것을 서울시민이 입증해 줬다”고 말했다. 안 후보에 대해 그는 “야권의 흥행을 위해 많이 노력해 준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드린다. 열심히 시장 선거를 돕는다고 했으니, 그 말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경선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으로 김 위원장을 꼽는다. “김 위원장이 줄곧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각을 세우며 악역을 자처한 덕분에 주인공 오 후보가 더 돋보일 수 있었다”(야권 전직 의원)는 것이다. 단일화 과정을 둘러싼 잡음이 터질 때마다 그 화살은 오롯이 김 위원장을 향했다. 지난 18일 김무성·이재오·김문수 전 의원 등 보수 원로 인사들이 “단일화의 걸림돌인 김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있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튿날(19일) 국민의힘 중진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재·보선 다음 날인) 4월 8일이 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가겠다”며 “내가 무슨 사심이 있겠느냐”고 했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중진의원은 “야권 단일화를 자신이 방해한다는 등의 주장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반박성 발언이었다”고 전했다.
재·보궐 후 김 위원장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 일각에선 차기 대선을 치를 때까지 비대위원장 임기를 연장하거나 당 대표로 김 위원장을 추대하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날 “오 후보가 (단일화 경선에서) 이기는 것으로 내가 국민의힘에 와서 할 수 있는 기여의 90%는 다 했다. 나머지 10%를 더해 오 후보를 당선시키면 그것으로써 내가 국민의힘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연장론에 대해선 재차 “내가 결심할 사안으로, 다른 사람이 이야기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가능성은 ‘제로’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잠재적 야권 대선주자들과 국민의힘을 한데 묶는 야권 재편 시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김 위원장은 24일 오전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 “호남의 지지 없이는 정권 탈환이 요원할 것”이라며 호남에 공을 들여 왔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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