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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유가상승, 전기료 인상요인 겹겹..정부는 전기단가 높이는 '태양광' 타령

세종=최효정 기자 입력 2021. 03. 24. 06:04 수정 2021. 03. 24.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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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에 전기요금 인상 압박… 정부는 또 ‘태양광’
태양광 라운드테이블 개최… 기업들 모아놓고 ‘정책 의지’강의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 43%까지 확대 목표
전문가들 "전기요금 ‘청구서’ 감당하기 어려울 것"

한국전력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한 것을 놓고 4.7 보궐선거의 표를 의식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는 태양광 등 탈원전 정책의 강행 의지를 재차 밝혔다. 태양광 산업 관련 기업과 학계, 연구소 등을 불러, 정부의 태양광 사업 추진현황과 계획 등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4년까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43%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LNG와 생산성이 떨어지는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은 발전단가 상승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료비가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탈(脫)석탄, 탈원전 정책 등으로 전기 사용자가 부담해야 할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중첩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유가와 연료비는 5~6개월 시차를 두고 같은 방향으로 변한다. 특히 여름철 전기 수요가 늘어날 경우 국민들이 지불해야할 전기요금의 부담은 크게 늘 수 있다.

태양광 발전 단지./연합뉴스

◇기업들 불러 모아 ‘태양광’ 강의한 정부… 태양광에너지과 신설 추진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 23일 태양광 분야 민·관 소통 채널인 ‘태양광 라운드테이블’을 발족하고, 태양광 정책 수요 발굴에 나섰다. 태양광 라운드테이블은 정부, 공공기관, 산·학·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고,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방향을 업계에 공유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정책 수요를 발굴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는 산업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과 신재생에너지정책과장, 한화솔루션, 현대에너지솔루션, 에스에너지, SK E&S, 루트에너지, 신재생에너지협회, 태양광산업협회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에너지경제연구원, 전기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학계, 남동·서부발전, 수자원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까지 총출동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민관의 소통 채널이라고 하지만, 산업부의 조직개편을 앞두고 기업들을 불러모은 것 같다"며 "태양광 정책 추진경과 및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해 다시한번 설명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10일에도 ‘에너지 수요관리 라운드테이블’을 구성해 첫 회의를 개최했다. 정부는 이 회의에도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며 철강, 화학, 시멘트 등 주요 에너지 소비 업종과 에너지IT 업계와 학계, 시민단체, 유관기관 등을 불러 모았다.

정부의 태양광, 풍력 산업의 추진 의지는 산업부의 조직개편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에너지전담 차관(2차관)직을 신설하고 한시 조직이었던 신재생에너지정책단을 정규 조직인 재생에너지 정책관으로 승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재생에너지정책관 산하에 태양광에너지과와 풍력에너지과를 신설해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전력혁신정책관을 신설하고 아래에 전력계통과를 새롭게 배치해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따라 커질 수 있는 계통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게 할 계획이다. 에너지산업실 아래는 수소경제정책관을 신설한다. 기존의 신재생에너지추진단 아래 과 단위 조직이었던 수소 부문을 국 단위 조직으로 키운 것이다.

반면 원전국은 현행 수준을 유지한다. 특히 이번 조직 개편에 따라 총 105명이 증원될 것으로 예상되나 원전국 충원은 단 한 명도 없을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잠정안을 놓고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최종 개편안은 잠정안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탈원전에 전기요금 압박 ‘가중’...전문가들 "에너지 전환 속도 조절해야"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행보는 결국 전기요금 상승이라는 청구서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탈(脫)석탄, 탈원전 정책에 따라 값싼 석탄·원자력 발전 대신 LNG와 생산성이 떨어지는 신재생에너지로 전력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은 1kWh당 89.9원으로 원전 전력 단가(56.2원)의 약 1.6배다.

여기에 정부는 지난해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을 선포했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제거량이 상쇄돼 순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로 일명 넷제로, 배출제로라고 불린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석탄·원전 발전을 태양광 등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난해 발표된 2034년까지의 발전설비 계획 등을 담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9차 전기본)은 2034년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4배, 전체 에너지 대비 설비비중은 2.6배 확대하고, 석탄과 원자력 설비비중은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따라 전체 에너지 설비 대비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은 올해 15.8%에서 2034년 40.3%로 약 2.6배 확대된다. 같은 기간 석탄은 28.1%에서 15%로, 원자력은 18.2%에서 10.1%로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당장 오는 3~4분기부터는 전기요금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한국전력이 물가 상승을 고려한 정부의 개입으로 2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지만,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어 연료비연동제가 본격 시행될 경우 전기요금이 큰 폭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간 등은 유가가 연내에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여기에 연동되는 LNG 등 다른 에너지 가격 역시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원전과 석탄을 대신해 값비싼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면서 발전단가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한전이 2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지만, 올해 요금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의 생산성과 발전단가 등을 고려해 에너지 정책 전환 속도를 현실적으로 설정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값싼 원전이나 화력발전 축소 속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도 신중히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전 안팎에서는 정부의 요금조정 유보권이 수시로 발동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연료비연동제 시행이 또 한번 무력화 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에너지학과 교수는 "실제 미국이나 독일을 제외한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늘리면서도 원전 발전 비율은 그대로 두거나 늘리고 있는 추세"라면서 "에너지 전환에 대한 방향성은 공감하지만 속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에너지 정환 정책에 정치적 논리를 빼고 현실적인 비용을 감안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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