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를 분석한 논문 저자의 수업에 난입한 '여성혐오'[플랫]

플랫팀 twitter.com/flatflat38 2021. 3. 2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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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학교 온라인 화상수업 진행 도중 외부인이 강의에 접속해 욕설을 하고 음란 사진을 공유하는 일이 발생했다.

23일 세종대학교에 따르면 지난 22일 철학과 온라인 온라인 수업 진행 도중 수업 방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외부인이 접속해 음란 사진을 화면에 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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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후 30여분간 대화창에 각종 욕설, 혐오표현을 올리고 강의를 진행하는 윤지선 교수에게 ‘X페미 교수’ ‘난 촉법소년이라 법적 대응 안 통한다’는 등의 말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수업의 수강생은 40여명으로, 학생들만 알 수 있는 강의 링크를 누가 외부로 유출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윤 교수는 2019년 철학연구회 학술잡지 ‘철학연구’ 127집에 게재한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한국남성성의 불완전변태과정의 추이에 대한 신물질주의적 분석’에서 유튜버 ‘보겸’의 유행어인 ‘보이루(보겸+하이루)’가 여성 혐오적 표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유튜브 보겸TV 화면 갈무리

이에 지난 21일 구독자 수가 350만명이 넘는(20년 11월 기준. 현재 비공개) 유튜버 보겸은 한국연구재단에 윤 교수의 논문 게재 철회를 해달라는 신고서를 보냈고 이에 대한 거절 답변을 받은 소식을 알리는 내용의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젠 방법이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23일 오후 현재 261만회에 달한다.

문제제기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유튜버 보겸과 보겸의 시청자들은 그간 철학연구회 등에 논문 서술 원자료 위변조 등의 건을 들어 문제제기를 해왔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철학연구회 측은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고 “조사 결과 기존의 자료를 인위적으로 조작, 변형, 삭제함으로써 연구 내용이나 결과를 왜곡하는 행위인 변조에 해당하는 사실은 없었다”고 밝혔다.

세종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한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윤지선 교수 트위터 갈무리

윤지선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여성혐오주의자들의 집단공격의 범위가 온라인은 물론이고 제가 재직하는 대학교 정문에서 화상강의 현장으로까지 침범하고 있다”며 “대학 화상수업까지 들어와 욕설로 도배하고 음란사진을 게시한 만행을 반드시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 채팅창에 교사 성희롱하고 과제로 음란물 내고···온라인 수업 교권침해 사례 보니

이어 윤 교수는 “이 상황은 비단 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온라인 상에서 여성혐오 세력에 의해 공격의 타깃이 되어 개인적 삶과 공적 삶이 파괴되기도 하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성혐오성 집단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법안의 조속한 마련과 더불어 놀이화되고 일상화된 여성 혐오 현상을 인식하고 비판하는 체계적 학교교육, 여성혐오성 집단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위한 다각적 차원의 정책들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han.kr

플랫팀 twitter.com/flatflat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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