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 막은 선박 한척 탓에..글로벌 경제 '휘청'

방성훈 2021. 3. 2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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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수에즈 운하 뱃길이 대형 컨테이너선 좌초로 막히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예인선 8척과 굴착기를 투입해 최대한 빨리 선박을 인양하겠다는 목표다.

블룸버그는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 상품뿐 아니라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운송도 차질을 빚게 된다. 통행이 사흘째 막히면서 양측에 정체된 선박이 185척에 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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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 중단 사흘째..멈춰선 선박만 185척
통행 재개 수주 걸릴수도..해상물류 비상
"반도체 공급난 와중에..공급 경색 우려"
돌아가려면 열흘 더걸려..운임 비용 급등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수에즈 운하 뱃길이 대형 컨테이너선 좌초로 막히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박들이 배송 기한을 맞추지 못해 세계 각지의 공장들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해상 운임도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외신들은 25일(현지시간) 대만 선사 에버그린이 운용하는 파나마 선적 에버기븐호가 지난 23일 오전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해 수로를 사흘째 가로막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에버기븐호는 너비 59m, 길이 400m, 22만t 규모의 컨테이너선으로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항공에서 찍은 사진 등을 보면 선박은 폭이 약 280m인 운하를 비스듬히 가로질러 막고 있다. 이에 따라 수에즈 운하는 현재 양 방향 통행이 제한된 상황이다. 당연히 전 세계 해상 물류에는 비상이 걸렸다.

문제는 통행 재개가 언제 이뤄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예인선 8척과 굴착기를 투입해 최대한 빨리 선박을 인양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선박의 크기가 워낙 큰데다 선체 일부가 모래톱에 박혀 이동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 2016년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해 이틀간 통행이 중단된 적이 있지만, 당시 사고 선박은 에버기븐호의 절반 크기였다. 이번 사고 수습에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블룸버그는 인양 적기로 밀물이 최고조에 달하는 오는 28~29일을 꼽으며, 최소 1주일 동안은 수에즈 운하 통행이 중단될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양에 실패할 경우 선박의 중량을 낮추기 위해 컨테이너를 하역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운하 통행 재개까지 수주가 걸릴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부족이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WSJ은 이번 사고로 전 세계 공급망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기준 약 1만 9000척, 하루 평균 51척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 전 세계 교역량의 12%가 이 운하를 거쳐 간 셈이다. 블룸버그는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 상품뿐 아니라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운송도 차질을 빚게 된다. 통행이 사흘째 막히면서 양측에 정체된 선박이 185척에 달한다”고 전했다.

WSJ은 “이미 심각한 수준의 자동차와 컴퓨터 업계의 반도체 공급 경색이 이번 수에즈 운하 마비로 더 악화할 수 있다”며 “특히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미국 대부분의 완성차 제조업체 공장은 가동을 멈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경기회복도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5.92% 오른 61.18달러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배럴당 60달러선을 회복했다. 장중 61.34달러까지 올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5.57% 오른 64.25달러를 기록했다.

아울러 수에즈 운하를 이용할 수 없다면 선박들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야 한다. 약 9000㎞를 돌아가야 하는 셈이다. 소요 시간도 수에즈 운하 통행시 11~16시간에서 11일로 대폭 늘어난다. 연료비, 인건비 등 해상 운임도 급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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