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일어설 때 어지럽고, 뒷목 뻣뻣? 복용약 성분 보고, 하체 운동 꾸준히

김선영 2021. 3. 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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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입욕·과식 삼가고
기상 후 물 충분히 마시고
증상 심할 땐 약물치료를

기립성 어지럼증 완화법

어지럼증

어지럼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증상이다. 특히 누워 있다 앉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상체를 구부렸다가 일으켜 세우는 동작에서 어지러움을 느끼는 ‘기립성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눈앞이 희미해지거나 아찔하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을 흔히 동반한다. 이런 증상은 대개 수초에서 수분까지 지속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변정익 교수는 “증상이 있다고 모두 치료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증상이 빈번하거나 실신으로 이어진다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원인은 기립성 저혈압·빈맥

기립성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흔한 원인은 기립성 저혈압이다. 사람은 일어설 때 보통 500~1000㏄의 혈류가 복부나 하지정맥으로 이동하면서 일시적으로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량이 줄고 심박출량과 혈압이 떨어진다. 변 교수는 “정상이라면 자율신경계나 심혈관계, 내분비계에서 보상 기전이 나타나 혈류량이 증가한다”며 “하지만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혈류량을 조절하지 못하면 기립 시 어지럼증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기립성 저혈압은 일어설 때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Hg 이상 감소할 때 진단한다. 어지러운 증상과 함께 혈압이 떨어지면서 만성 두통이나 걸을 때 몸이 붕 뜨는 느낌, 뒷목 통증과 뻣뻣함, 소화불량을 동반하기 쉽다. 몸이 쇠약하거나 증상이 심하면 실신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기도 한다.

기립성 저혈압은 파킨슨병·치매 등 신경계 질환과 갑상샘 호르몬·부신 기능 이상, 당뇨병 등 내분비계 질환, 심장 질환, 탈수 등 발생 원인이 다양하다. 특히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노년층이다. 장시간 앉아 있거나 누워서 TV를 보다가 일어날 때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허덕현 교수는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립성 저혈압은 65세 이상의 고령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년층은 낙상사고로 이어져 골절 또는 외상이 발생할 수 있어 좀 더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나이가 들면 노화로 혈관 벽의 민감도가 둔해져 혈액이 모자라도 빨리 감지하지 못한다. 혈관의 탄력이 감소하고 전반적인 신체 기능이 저하돼 보상 작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이뇨제·항고혈압제·전립샘비대증 치료제·삼환계 항우울제 등은 혈관 이완을 유발하므로 해당 약을 먹는 노인은 좀 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기립성 빈맥 증후군도 체위 변경 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주원인이다. 맥박이 누워 있을 때 대비 30회 이상 증가하거나 분당 120회가 넘게 빨리 뛴다. 주로 10~30대 학생·군인·직장인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기립성 빈맥 증후군은 어지럼증은 물론이고 불안감, 가슴 두근거림,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뒤따른다. 대부분 증상이 기립 후 바로 나타나지만 2~10분 걸리기도 하며 오후보다 오전에 많이 발생한다.

경사대·자율신경검사로 확인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땐 증상이 없다가 일어서거나 돌아다닐 때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며 균형이 안 잡힌다는 느낌이 들면 체위 변경과 관련한 증상으로 의심하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기립성 어지럼증은 경사대검사, 자율신경검사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사대검사는 환자가 누운 테이블을 서서히 각도를 줘 일으켜 세우면서 환자의 혈압·맥박의 변화를 측정한다. 또한 자율신경검사로 교감·부교감 신경 기능을 검사해 실제 어느 부위에 어떻게 문제가 있는지 파악한다. 다른 원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심전도나 심장 초음파, 뇌혈관 촬영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기립성 어지럼증은 증상을 유발하는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게 기본이다. 그러려면 생활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갑작스러운 체온 변화는 혈압·맥박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사우나나 입욕을 삼가고 위장관에 혈액이 몰려 증상을 악화할 수 있으니 과식 역시 피한다. 운동은 필히 해야 한다. 실내자전거처럼 하지 근육을 수축시키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혈액이 정맥을 경유해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 환류량이 늘어 증상 개선에 도움된다. 혈액량이 미량이나마 줄어 혈압이 내려갈 땐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하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평소에도 교감신경을 자극할 수 있도록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허 교수는 “충분히 물 마시기, 천천히 일어나기, 적당한 양의 음식을 천천히 먹기, 과음하지 않기, 충분한 휴식 취하기, 다리 근력을 키우는 운동하기, 원인이 되는 약물 중단하기 등을 통해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약물치료는 증상을 개선해 원활한 일상생활을 하는 데 도움된다. 변 교수는 “생활습관 교정을 시도해도 증상이 지속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약물치료 병행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기립성 어지럼증엔 공통으로 자율신경 기능을 향상하는 약을 단계별로 쓸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이 있다면 우선 먹는 약부터 점검해야 한다. 주치의와 상의해 먹고 있는 치료제 중 증상을 유발하는 약이 있다면 복용을 중단하거나 다른 약으로 대체한다. 그런 다음 혈압을 올리는 약을 써 증상 개선을 유도한다. 기립성 빈맥 증후군 환자는 개별 상태에 맞게 맥박 조절 약을 쓴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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