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 어린이집 집단학대 CCTV복구.."30회 추가 학대"

박태인 기자 2021. 3. 29. 11: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장과 교사 전원 기소 사건, 경찰 삭제 영상 복구해
지난달 구속된 인천 국공립어린이집 전 특수교사 A씨가 피해 아동을 들고있는 장면. [피해아동 부모 제공]
"CCTV를 복구했는데 추가 학대 정황이 있습니다. 경찰서에서 보셔야 할 것 같아요"

인천 국공립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부모들은 27일 경찰서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린이집 교사 전원(6명)과 원장까지 모두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이번 사건의 추가 CCTV가 복구됐기 때문입니다.

◆"복구 CCTV서 30여회 학대 의심행위 발견"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서부경찰서는 3달간의 포렌식 과정을 통해 삭제됐던 6개월 치의 어린이집 CCTV를 확인했습니다. 현행법상 어린이집엔 두 달 치의 CCTV만 저장돼 있습니다. 그 이전 영상을 찾았고 거기서 또 학대 행위가 드러난 겁니다.

구속된 어린이집 전 교사 A씨가 한 아동에게 분무기를 뿌리는 모습. [피해아동 부모 제공]
인천 서부서 관계자는 "추가 복구한 CCTV에서 30여 차례의 학대 의심 행위가 발견됐다"며 "기소된 7명 중 원장 포함 6명이 추가 수사 대상"이라 말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혐의가 입증되면 추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학대 피해 부모인 장모씨도 JTBC와의 통화에서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은 피해 부모만 4명이고 이 중 3명이 장애아동의 부모"라며 "29일 경찰서에서 학대 영상을 확인할 예정"이라 했습니다.

지난 4일 아동학대 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심사를 받았던 어린이집 원장 F씨. F씨는 아동학대 보고를 받았음에도 방치한 혐의를 받고있다. [연합뉴스]
◆기소된 7명 중 6명, 추가 학대 수사 대상
경찰은 다만 복구된 6개월 치의 CCTV 중 영상이 망가지지 않고 정상적인 재생이 가능한 기간은 지난해 9월~10월 약 두 달 치 정도라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이 삭제되고 덧씌워지는 과정에서 망가진 부분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해당 영상의 학대 판단을 위해 아동학대 기관의 의견도 의뢰한 상태입니다.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이미 재판에 넘겨진 교사들은 두 달 치의 CCTV에서만 장애 아동에게 총 250여 차례의 학대를 했습니다. 원장은 이를 방조한 혐의를 받습니다. 교사들은 한 번 학대할 때마다 아이를 수차례, 혹은 몇분간 때린 적도 있습니다. 실제 폭행 횟수는 300여회가 넘습니다.

지난달 15일 구속된 인천 국공립 어린이집 전 교사 A씨와 B씨가 영장심사에 들어간 뒤 피해아동 엄마들이 서로를 위로해주고 있다. 박태인 기자
◆기저귀로 때리고 이불장 감금, "아이들 트라우마 증상"
JTBC가 입수한 검찰 공소장을 보면 교사들은 기저귀로 아동의 머리를 때리고, 이불장에 감금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아동 중엔 장애아동뿐 아니라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0세' 영아도 있었습니다. 27일 경찰에 연락을 받은 또 다른 피해부모 이씨는 "아직도 아이가 잠을 자지 못하는 트라우마 증상에 시달린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어린이집 교사 6명 중 2명은 구속된 상태고, 나머지 4명과 어린이집 원장은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 4일 원장에게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가 확보된 상태라며 기각했습니다.

인천 아동학대 피해부모 이모씨(영상)의 아이는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는 29일 경찰서를 방문해 추가 학대 영상을 확인할 계획이다. [JTBC뉴스룸 캡처]
◆추가 기소시 형량 올라갈 수도
지난 22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서 이들은 관련 기록을 검토하지 못했다며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피해아동을 각각 140여회, 50여회 학대해 구속된 교사 A, B씨는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습니다.

부장검사 출신인 장성훈 변호사는 "복구된 CCTV에서도 학대 정황이 나온 만큼 기소된 교사들의 상습 학대가 재차 확인된 것"이라며 "이들의 형량이 올라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피해 부모 이씨는 "경찰서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는 추가 피해가 확인돼 기뻤지만, 또 가슴이 아팠다"며 "마음을 다잡아도 내 아이가 학대를 당한 장면을 보면 무너졌다. 경찰서에서 아이 영상을 볼 생각에 가슴이 조여온다"고 말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