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측량 안 갔다. 그러나 기억 앞에 겸손"..박영선 "핵심은 거짓말"

김미나 2021. 3. 30.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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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7 보궐선거]민주-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첫 TV토론
오세훈 내곡동 투기 의혹
부동산 정책과 재원 마련
보궐선거 원인 제공 등 놓고 맞붙어
<문화방송> 유튜브 갈무리

“(내곡동 측량 현장에) 안 갔다. 그러나 기억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내곡동 땅 (의혹)의 핵심은 거짓말을 했느냐 안 했느냐, 측량 장소에 갔느냐 안 갔느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9일 첫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오 후보의 아내와 처가가 소유한 서울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문화방송>(MBC) ‘100분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 나선 두 후보는 선거 막바지 쟁점이 된 오 후보 처가의 내곡동 땅 의혹에 대한 진실 공방을 벌이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박 후보가 먼저 “내곡동 땅 관련 대가로 (오 후보 처가댁이) 36억5000만원을 보상받았는데 추가로 더 받은 것이 있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오 후보가 “없다”고 했다가 “정확히 말하면 모른다. 장인, 장모가 받았는데 추가로 받은 게 있는지 어떻게 아냐”고 답하자 박 후보는 “말을 바꾼다”고 반발했다.

이어 “에스에이치(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답변서를 오늘 받았는데 (오 후보 처가가) 단독주택용지를 특별공급으로 추가로 받았다는 답변이 왔다. 이 땅은 36억5000만원 보상에 플러스로 보금자리주택 단지 안에 단독주택용지를 특별분양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분명히 (추가로 받은 게) 없다고 했는데 제가 증거를 말하니 (말을 바꾼다). 지금 계속 거짓말, 말 바꾸기가 세 번째다”라고 반발했다.

오 후보가 “땅의 위치와 존재도 몰랐다”고 했던 내곡동 땅 측량에 직접 입회했다는 증언이 담긴 언론 보도 내용을 두고도 공방을 이어갔다. 박 후보가 “측량 현장에 갔느냐, 안 갔느냐”라고 묻자, 오 후보는 “안 갔다. 그러나 기억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그것도 기억이 안 나냐. 인터뷰한 사람이 두 명, 측량팀장이 한 명 있다. 이 세 명의 증언이 다 똑같다. (2005년 측량 당시) 까만 선글라스를 낀 사람이 오 후보였고 하얀 옷을 입고 생태탕을 먹었다고 했다. 추가 증거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나”라고 물었다.

오 후보는 ”(증언한 사람이) 2명인 줄 알았더니 3명으로 늘었나. 삼인성호라고 3명이 말하면 호랑이가 생겨난다고 하더니”라고 받아치면서, “사건의 초점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땅이었다. 엘에이치(한국토지주택공사)처럼 보상받으려고 땅을 산 게 아니다. 본질은 어디로 가고 지금 측량하는 곳에 갔느냐로 계속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고 반발했다.

토론회 중반부에는 이번 보궐선거의 책임 공방이 이어졌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성추행 사건이 나면(보궐선거 원인이 되면) 후보를 안 내기로 했는데, 당헌 개정에 투표했느냐”고 묻자, 박 후보는 “저는 투표를 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오 후보는 “당적은 유지되지 않나”라고 물었고, 박 후보는 “제 기억엔 (투표) 안 했다”고 거듭 답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박 후보는) 2차 가해에 동의한 것이다. 불참은 결론이 나는 대로 두고 본다는 것이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무슨 근거인가. 함부로 상대를 규정하지 마시라”고 맞받았다.

박 후보는 2011년 오 후보가 무상급식을 막기 위한 주민투표를 강행했다가 자진 사퇴한 점을 물고 늘어졌다. 박 후보는 “무상급식 때문에 보궐선거가 있었다”고 비판하자, 오 후보는 “성추행에 의한 보궐선거와 똑같다는 것이냐. 박 후보에게는 가치가 같은가 보다. 저는 인정할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박 후보는 “보궐선거 이유를 제공한 건 똑같다는 뜻이었다”며 “2011년 보궐선거의 원인 제공자 아니냐”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수십 차례 사죄드렸다. 박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에 대해 사죄할 마음이 있느냐. 그렇다면 (피해 호소인이라고 주장한) 3인방을 쓰지 마셔야 했지 않냐”고 몰아붙였다. 박 후보는 “그분들은 사퇴하셨지 않나. 상처를 드린 부분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제가 더욱더 열심히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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