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전지' 전고체배터리 개발 어디까지 왔나

권가림 기자 2021. 3. 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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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시험대 오른 K-배터리③] "플랫폼 표준·경제성 확보해야 상용화 가능"

[편집자주]성장가도를 달리던 한국산 배터리가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마주했다. 폭스바겐이 한국 기업의 주력제품인 파우치형 배터리 대신 각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장기적으로는 자급률을 8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선언하면서다. 폭스바겐을 시작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잇따라 ‘배터리 독립’을 선언하면서 K-배터리의 설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배터리 시장은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한국의 점유율 확대에는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한국이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원재료의 가격 상승도 악재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선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로 초격차 전략을 추진해야 하지만 양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로에 선 K-배터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3대한민국 에너지 대전을 찾은 참관객들이 삼성SDI 전고체 베터리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기차 시대에 속도가 붙으면서 리튬이온 배터리 다음으로 전고체 배터리가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주요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보다 수명과 안전 등 부분에서 우월하다.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전기차 시장은 주행거리 증가와 가격 하락 등으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미국·유럽도 일찌감치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 배터리업계가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선 경제성·양산성·인력 확보에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더 오래, 더 빠르게, 더 안전하게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이온 배터리 특징 비교.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과도한 열·압력·충격을 받으면 액체 전해질이 흘러내려 폭발 위험이 발생한다. 

반면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면 내부에 인화성 액체가 없어 폭발 위험이 줄어든다. 내부에 분리막도 없다.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대신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는 활물질을 채운다. 수명이 늘어나면서도 배터리 크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배경이다. 배터리를 얇게 만들어 구부릴 수도 있다. 이런 특성은 자율주행차 등 많은 전력량을 요구하는 미래 모빌리티에도 적합하다. 전기차에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하면 1회 충전으로 8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주행거리와 직결돼 전기차의 경쟁력으로도 꼽힌다. 현재 운행 중인 전기차의 평균 주행거리는 약 400㎞다. 리튬이온 배터리 개수를 늘려 용량을 늘릴 수 있지만 이는 공간 효율성을 낮추고 전기차 가격을 올린다. 



생산 공정·소재 확보 미비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개발 단계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보다 리튬이온의 이동 속도가 느려 배터리 출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낮은 이온 전도도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고체 전해질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성능 차이는 여전한 상황이다. 

유지상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전해질이 액체에서 고체로 변화하는 만큼 전체 프로세스를 바꿔야 한다”며 “고체 전해질에 대한 생산공정도 전혀 확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제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현재는 전고체 배터리의 소재 후보군으로 ▲황화물 ▲산화물 ▲고분자 3종이 발굴됐다. 이 중 황화물은 이온전도도가 높아 유력 소재로 꼽힌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 연구에서도 성분이 비슷한 저가의 소재를 사용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선 리튬이온 배터리 밀도를 이길 만한 수준의 고체 전해질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고 플랫폼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한계점을 넘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상민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황화물로 전지를 만들면 기존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20배로 뛸 것”이라며 “과거보다 개발은 진척됐지만 아직 업계 모두 공감할 만한 플랫폼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030년 상용화 두고 한국·일본·유럽 ‘개발 경쟁’


전고체 전지 수요.
전문가들과 국내 배터리업계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기를 2027~2030년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SDI는 자체 개발 프로젝트 외에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및 일본연구소와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에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2028년까지 현대차와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도 장기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현재 요소기술 개발 단계이며 상용화는 2027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리튬 메탈 형태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에너지밀도를 1000Wh/L(와트시/리터, 배터리 용량 단위) 이상으로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는 800Wh/L가 한계다. LG에너지솔루션도 2028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의 기술개발 추격도 거세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노시스템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의 점유율은 ▲중국 39% ▲한국 26% ▲일본 23%로 집계됐다. 

유럽 특허청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관련 국제 특허의 국가별 비중은 일본이 54%로 1위이며 뒤이어 ▲미국(18%) ▲한국(12%) 등 순이다. 일본 토요타를 비롯한 기업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차세대 배터리 전쟁에서 선두에 서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일본 토요타는 올해 내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양산은 2025년 계획이다. 이 밖에 ▲무라타 ▲히타치 ▲교세라 ▲도레이 ▲스미토모화학 등 일본 소재업체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독일 폭스바겐은 미국의 퀀텀스케이프와, BMW는 솔리드파워와 각각 손잡고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2025~2026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가 시작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이제야 전기차에 적용하고 있다”며 “전고체 배터리는 패러다임의 전환인 만큼 신속한 양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안정성과 확실한 수익이 담보되기 전까진 리튬인산철 배터리나 니켈 함량을 높인 MCN 배터리 등이 고가의 차량을 중심으로 서서히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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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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