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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지사 "원전 없는 수소시대 불가능, 탈원전은 허구"

정민승 입력 2021. 03. 31.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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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단체장에게 듣는다> 이철우 경북도시
"중앙이 나서  행정통합 지원해야 연방제 수준 분권"
"가덕도공항 반대 않지만, 통합신공항 형평성 맞춰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18일 한국일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의 탈원전정책은 정치적 수사"라고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다. 이 지사는 수도권 '블랙홀' 팽창을 막기 위해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필수라며 정부와 국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홍인기 기자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중 바쁘지 않은 단체장이 없지만, 관할 구역이 경기도 면적 두 배에 달하는 이철우(66) 경북도지사는 더욱더 그렇다. 정장에 운동화를 신는 그의 관용차 주행거리계는 매달 1만㎞ 넘게 올라간다. KTX와 고속버스를 더하면 한 해 18만㎞를 달린다. 면적이 국토의 19%로 광역단체 중 가장 넓은 경북에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지역경제엔 삭풍이 분다. 국내 원전 18기 중 11기가 경북에 있다. 가덕도신공항 ‘배신’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역차별, 수도권의 ‘인구 흡입’으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에 대구경북행정통합 카드로 맞서 보지만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적한 지역 현안을 풀기 위해 상경한 그를 지난 18일 본보 인터뷰실에서 만났다.

-코로나19 1년 동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가장 높은 참석률(343회 중 163회, 1위)을 기록했다.

“도지사의 업무다. 준비 없이 맞은 전대미문의 위기 극복을 위해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조, 지원이 절실했다. 덕분에 부족한 병상을 각 시도에서 끌어왔고 위기를 극복, 결국 K-방역의 모범이 됐다. 총리 주재 회의에 도지사가 나가는 것은 기본 예의다. 소속 정당이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 도지사는 행정가이지 정치인이 아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지역에서 아우성을 치고 있다.

“돌릴 수 있는 원전을 세우고, 거의 다 된 원전 공사를 정부가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세수, 일자리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있어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전문가에 의뢰해 분석했더니 경북 영덕∙울진∙경주 월성 지역의 피해액이 향후 60년간 총 9조5,000억 원에 달했다. 법정 지방세 감소가 5조360억 원이다. 지역의 피해가 막대하지만, 정부 차원의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공사가 중단된 울진 신한울 3·4호기 원전 공사 재개를 정부에 요구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경제도 문제지만, 탈원전은 허구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국내 반도체산업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4차산업도 양질의 전기 없이는 불가능하다. 수소도 결국 전기로 만드는데, 원전 없는 수소시대도 없다. 탈원전 정책은 결국 안 될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미래는 신재생, 그린에너지로 가야 하지 않나.

“지난달 미국 텍사스 사태를 보라. 추위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이 모두 멈췄다. 앞서 탈원전 정책을 펼친 독일은 프랑스에서 전기를 수입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은 여전히 원전산업을 국가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취급하고 있다. 원자로 제일 많은 미국도 한동안 잠잠했다 최근 4개를 짓기 시작했다. 정부 탈원전 정책 초 전 세계 440~450개 원전이 지금 500개다. 탈원전은 정치적 수사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18일 한국일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수도권 '블랙홀' 팽창을 막기 위해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필수라며 정부와 국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각 지자체가 수도권 ‘블랙홀’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전국 상위 대학 20개 중 12개, 100대 기업 중 84개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이러니 수도권 집중은 더욱 가속화 한다. 청년들이 서울로 수도권으로 가야 출세했다고 여기는, ‘수도권 로망’을 깨야 한다. 나라의 큰 병이다. 의성에서 스마트팜 사업으로 청년 150명을 안착시켰다고 우리가 홍보도 했지만, 작년 한 해 경북에서 2만명이 빠져나갔다. 찬물 가득한 욕조에 뜨거운 물 한 잔 붓는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정책으로는 안 되고, 나라의 판을 바꿔야 병을 고칠 수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그 연장선에서 이해된다. 어떻게 되고 있나.

“솔직히 이야기하면 잘 안 되고 있다. 대구경북이 먼저 시작했고, 충청, 호남도 행정통합을 시도했지만, 대구경북을 제외하면 지지부진하다. 혼자서 하려니 더 어려운 측면도 있다.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에 정부가, 국회가 나서줘야 한다. 이번 서울 출장도 광역단체 통합법 제정 요청이 목적인데, 정부도 국회도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중앙에서 나서야 대통령이 공약한 연방제 수준의 분권을 이룰 수 있고, 수도권 블랙홀 팽창을 막을 수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추진하는 동남권메가시티 구상은 어떤가.

“1인 단체장을 지향하는 행정통합이 아닌, 메가시티 같은 연합체제는 성공하기 힘들다. 대구경북도 같은 구상을 갖고 일찍이 ‘한뿌리상생위원회’를 만들었지만 결국 단체장이 따로 있어 잘 안됐다. 그래서 대구시장, 경북지사가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하기로 한 게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출발점이다. 단체장은 한 사람이어야 한다. 하나의 도시로서 덩치를 키우면 경쟁력이 생기고,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통과하고, 대구경북이 낸 통합신공항 특별법안은 불발했다.

“가덕도에 공항 짓는 데 대해 반대할 생각은 없다. 한국이 앞으로 더 성장하고, 한국 방문객 급증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만큼 논란이 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건설도 필요하다. 다만 문제는 형평성이다. 가덕도공항은 기존의 합의를 무시하고 부산, 울산, 경남이 원하는 곳에 짓는 공항이다. 그렇다면 대구경북에도 그에 상응하는 지원이 필요하다. 통합신공항은 군공항과 민간공항이 함께 이전하는 최초 사업이고, 지역주민들이 국가적 난제 해결을 위해 결정한 사업인 만큼 통합신공항-대구도심 연결 철도 건설 정도는 지원해줘야 한다. 그래야 대구경북이 청년들을 정주시키고, 대한민국에 수도권 같은 경쟁력의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일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밝은 표정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인터뷰=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정리=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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